교육부의 전국 초·중·고등학교 감사결과 공개로 모두 3만1천216건의 각종 비리와 부정, 지적 사항이 17일 모습을 드러냈다. 총 건수를 세지 않은 대구와 경북(3천315건)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공개됐다. 학사 부정과 입찰 비리, 횡령 등 뭇 잘못들이 망라돼 있다. 학교의 신뢰를 허무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대구에서도 사립학교에 대한 39건을 비롯해 숱한 적발 내용을 보면 무척 실망스럽다. 공정한 학사 관리를 의심할 만한 그런 잘못과 문제점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자격도 되지 않는 학생에게 엉뚱한 상을 주고 이를 학생부에 기록하거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시험 성적 처리 등 학업 성적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들이 그렇다.
이는 학사 행정의 기본인데다,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불신을 사고도 남는다. 아무리 좋게 봐도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특정인을 위한 의도적인 부정 행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대구에서 이런 짓을 한 교직원 17명이 경고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보다 엄정히 다룰 일이었다.
무려 3천 건이 넘는 감사 지적을 받은 경북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구의 감사 대상(449개)보다 많은 949개 기관이어서 지적도 많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특히 예산회계 관련 지적이 1천62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재정상 조치가 18억5천만원에 이른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불투명한 재정 운영을 의심케 한다.
이번 감사 결과 공개로 학교의 여러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확신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지난 세월과 달리 감사 결과를 공개한 조치는 환영할 만하다. 교내 비리와 잘못을 막고 줄이는 분명한 계기가 될 수 있을 터이다. 특히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 회복을 위한 학교 구성원들의 진실된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 다음 세대를 맡길 배움터로 현실적으로 학교만한 곳은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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