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 내놔" 술 취해 병원서 행패 60대 구속… 경찰 "병원 폭력 엄단"

대구 동구서 흉기 들고 의료진 위협하며 돈 요구… 구속영장
"흉기 사용 등 주요 사건은 공무집행방해 준해 구속수사"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식이 엄수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떠나보내며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식이 엄수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떠나보내며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고 임세원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대구에서도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위협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의료현장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술에 취한 채 의원을 찾아와 돈을 요구하며 흉기로 자해할 것처럼 의료진을 위협한 혐의(업무방해 및 특수공갈미수)로 A(66)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55분쯤 만취한 상태로 동구 방촌동 한 내과의원에 들어가 흉기를 손에 쥐고 돌아다니며 의료진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간호사에게 고함을 치며 욕설을 하고, 의사에게 1만원을 요구했다가 들어주지 않자 자해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는 2016년 10월부터 올 초까지 155차례에 걸쳐 해당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받고도 진료비를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주 의료진을 위협하며 5천원에서 1만원 가량을 지속적으로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5일에도 같은 의원에서 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바닥에 드러눕는 등 20분 간 진료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주변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한편 환자가 의료진을 위협하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달서구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만취 상태로 의료진에게 욕설을 하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B(56) 씨를 구속했다. 지난해 7월과 9월에도 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해 직원의 목을 조르거나 깨진 유리병을 휘두르는 등 행패를 부린 피의자들을 모두 구속한 바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지역 병원 응급실에서 폭력을 휘둘러 입건된 환자나 보호자는 39명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의료현장 강력사건에 대해 적극 대응키로 했고, 최근엔 흉기가 동원된 주요 사건은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기로 했다. 경미한 폭행이라도 진료 상황과 피의자 범죄전력 등을 면밀히 따져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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