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뉴타운이 조성될 대구 동구의 옛 안심연료단지 토양에서 기준치가 넘는 유류 찌꺼기와 중금속이 검출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탄공장과 기름 저장공간 및 대형 차량 차고지 등으로 활용된 땅에서 어떻게 오염물질 축적이 없겠는가. 다만 토양 정밀조사 당시 함께 채취한 지하수 시료에서는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주민 건강에는 나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유류로 인한 토양오염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벤젠과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이 검출되지 않은 것도 그렇다.
문제는 안심뉴타운 개발 사업 주체인 대구도시공사의 행정 혼선이다. 토양 정화 대책을 세우고도 정화업체 선정 과정에서 실수와 번복을 거듭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행정을 노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시설물이 철거된 맨바닥 위에 오염토가 방치되고 있어 주변 경관이나 주민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뉴타운 조성사업의 전체적인 공기가 더 지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옛 안심연료단지 일대에는 2021년까지 복합주거단지인 안심뉴타운이 들어선다. 그중에서도 공동주택 용지와 준주거 용지에는 2천700여 가구의 주민들이 새 보금자리를 틀 예정이다. 연탄가루 날리던 안심연료단지에 다양한 주택과 상업시설 그리고 공원 등이 새로운 면모를 갖추면서 신서 혁신도시와 함께 동구의 새로운 부도심으로 도약할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토양오염이 밝혀지자 대구도시공사는 168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화 작업에 나선다고 한다. 오염토를 퍼내고 깨끗한 토양으로 교체하는 이른바 '토양 치환 공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뉴타운 조성이 본격화되면 건축물 기반 확보나 지하 주차 공간 확충을 위해서라도 일정한 토지 굴착이 이루어지고 상당량의 토양은 파내기 마련이다.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최선의 토양 정화 작업을 벌여 현재 살고 있는 인근 주민이나 새로 들어올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연료단지 반세기 역사의 막을 내리면서 동구 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삽질을 앞둔 시점에 토양오염 문제가 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