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대상 강의에서 흑인과 결혼하겠냐는 질문에 100명 중 1, 2명이 손을 들어요. 하지만 고등학생 강의에선 40여 명이 손을 들죠. 그만큼 교육을 통해 다문화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유튜브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홍보해야 할 이유입니다."
배상식 대구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오래 걸리더라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결혼이민여성과 외국인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등 대표적인 다문화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에 관심을 두고 섬세하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배 교수는 결혼이민여성을 힘들게 하는 요소로 일자리와 자녀교육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은 일정한 직업을 얻고 싶은 생각과 '자식은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에게 마련해주는 일자리는 대부분 식당 종업원 등 허드렛일과 시간제 언어강사와 같이 정규직이 아닌 단순 아르바이트 수준이다. 자녀교육 지원 정책은 '그때그때 만들었다가 예산이 고갈되면 없어지는 임시방편 사업'이 많다.
배 교수는 "다문화가정과 그 자녀가 한국사회에서 부닥친 어려움을 없애려면 정부가 지속가능한 큰 틀의 사업을 구상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결혼이주여성 일자리로는 고학력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교사·간호사 등 정규 전문직을 보장, 모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국인 노동자 맞춤형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남성 혼자 한국에 와 외롭게 돈 벌고 가던 과거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배 교수는 "우즈베키스탄 등의 고려인 3세가 대거 입국하면서 가족과 함께 국내에 머무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경주의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의 한 초등학교에는 전교생 10명 중 9명이 외국인 노동자 자녀이다. 이들은 다문화가정 자녀와 달리 한국어를 전혀 모른 채 학교에 유입된다는 점에서 적응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 자녀가 한국에 왔을 때 곧바로 입학시키지 말고 최소한 6개월이라도 한국어 교육을 한 뒤 입학시키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배 교수의 생각이다.
북한이탈주민은 '정서적인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경제·주거 지원 등으로 초기 정착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온 가족이 함께 오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고향에 대한 향수가 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이탈주민도 다문화의 한 구성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요즘 학교 현장은 혼란을 겪는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의식해 단일민족·단일문화를 강조하지 말라지만, 북한이탈주민 자녀에게는 오히려 이를 강조하라고 한다"면서 "단일민족은 허구에 가깝다. 북한이탈주민 자녀 교육 접근 방식도 다문화의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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