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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인생 2막] 음악 봉사로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는 서세창 씨 "아코디언 선율에 사랑을 싣고"

서세창씨 제공
서세창씨 제공

서세창(70) 씨는 봉사로 하루 해가 짧다. 아코디언 앙상블을 결성해 시간만 나면 요양원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연주 봉사를 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서 씨는 또한 천주교 대구대교구 성지 안내 봉사회에 가입해 교구 내 주요 성지와 사적지를 안내하고 해설하는 일도 하고 있다. 서 씨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봉사하자!'라는 구절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기쁘고 행복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코디언 앙상블로 음악 봉사

서 씨는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2011년 퇴직했다. 현직에 있을 때도 전공을 살려 각종 지역 국제대회에 통역자원봉사를 했던 서 씨는 퇴임 후 어떤 봉사를 하는게 좋을지 고민한 끝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봉사하기를 결심하고 2014년부터 아코디언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코디언은 주름상자를 이용해 양손으로 바람을 넣어 소리를 만드는 악기다. 무엇보다 휴대하기 편하고 피아노처럼 덩치가 크지 않아 장소의 구애도 받지 않는다. 거기다가 연주하면서 노래까지 할 수 있어 흥을 돋우기엔 이만한 악기가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서 씨는 이어 "아코디언의 주름이 펴졌다 접혔다 하며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애잔하다. 옛 노래를 듣는 듯 흑백영화 스크린이 펼처지듯, 끊어지는 듯 다시 이어지는 애절하고 서정적인 연주가 가슴을 울린다. 다채로운 음색 효과를 낼 수 있어 마치 '1인 오케스트라'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아코디언 예찬을 늘어놓았다. 서 씨는 "아코디언의 음색은 친근감이 있고 유행가부터 클래식까지 모든 곡에 어울린다"고 했다.

서 씨는 뜻을 같이하는 2명과 '아코-아모(Accor-Amore)'(아코디언 사랑)이란 아코디언 앙상블을 결성했다. 아코-아모는 가까운 요양원을 비롯해 논공가톨릭치매센터, 시립희망원, 고령대창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매달 방문해 연주한다. "병들고 소외되고 외로운 어르신들을 위해 조그마한 재능 기부다. 이를 통해 그분들이 잠시나마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저에게는 늘 즐거운 시간"이라고 했다. 서 씨는 또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는 봉사자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며 "어떤 때는 위로하러 갔다가 되레 위로 받고 더 많이 느끼고 배우고 돌아온다"고 했다.

아코-아모는 또 시민들을 위한 야외공연도 한다. 시내 중심가인 동성로와 아양교 지하철역에서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공연하고 있으며, 독도사랑 음악회 등에도 출연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서 씨는 아코디언을 배운 후 2016년 모 방송국 생활음악경연대회 아코디언 시니어 부문에 참가해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 씨는 오페라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각색한 '춘향전'에 거리의 악사로 분해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역할을 했는데, 3분 출연을 위해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 엄청 떨렸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술회했다.

◆봉사의 원동력은 긍정적인 자세서 나와

서 씨는 이런 봉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건강과 긍정적인 자세에서 나온다고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봉사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 씨는 매일 아침 헬스클럽에 나가 1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그래야 봉사도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에 허락하는 한 봉사하며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며 "좀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연주를 위해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서 씨는 천주교대구대교구 성지안내 봉사회에도 가입해 한티, 신나무골, 계산성당, 성모당 등 교구 내의 주요 성지와 교회 사적지를 안내하고 해설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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