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여당과의 정치 공방에서 제대로 된 공세 한 번 펴지 못하고 되치기까지 당하자 '웰빙 정당'의 한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여파로 한국당 지지율의 하락세가 이어졌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40% 선을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천51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4%포인트 오른 40.3%로 집계됐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3.7%포인트 떨어진 25.2%였다.
김태우 수사관 청와대 민간사찰 폭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서영교 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재판거래 파동,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 출신 인사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 강행, 드루킹과 댓글 조작 공범으로 법정구속 된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 등 정부·여당의 핵심을 타격하고 여론을 완전히 등에 업을 기회가 즐비했음에도 한국당이 이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정부·여당을 누르고 정국주도권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는 이만한 '종합선물세트'는 내년 총선 전까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 결과를 받아들고 나면 지난 한 달 동안 제대로 하지 못 한 후회를 더욱 뼈저리게 할 것"이라는 자조가 나온다.
나아가 여당을 압도할 수 있는 여건이었음에도 5·18 망언 파동 한 방에 나가떨어지며 정국주도권을 여당에 완전히 내준 상황에 대한 혹평도 쏟아지는 중이다.

민주평화당 관계자는 "돌이켜보면 민주당이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물타기로 송언석 한국당 의원을 언급했을 때 한국당이 과감한 되치기로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어야 했다"며 "어설픈 '릴레이 단식'과 '시대착오적 5·18 망언'으로 한국당이 고립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비대위 내부에서도 엉성한 폭로과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한 비대위원은 "당내에서 개별의원들이 산발적으로 내놓고 있는 폭로내용을 사전 검증하고 강약과 템포를 조절할 브레인기구가 당내에 없다"며 "이대로 가면 어설픈 폭로가 더 큰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과오가 반복될 공산이 크다"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한국당이 웰빙 정당의 면모를 벗어던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바른미래당의 한 초선 의원은 "5·18 망언이 터졌을 때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순차적으로 한국당에 타격이 클 이슈부터 제기하고 최대한 길게 파문의 여운을 끌고 가는 여당과 비교하면 한국당은 그 어떤 전략적인 모습도 보이지 못했다"며 "상명하복 문화에 충실했던 고시와 공무원 출신이 많은 정당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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