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반년 만에 폐쇄를 선언해 논란이 된 대구 첫 중소기업 공동직장어린이집(매일신문 2월 19일 자 6면)이 모든 입소 원생을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고 폐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22일 오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성서5차산업단지에 위치한 A사에서 공동직장어린이집 폐원 여부를 논의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대구시와 달성군, 근로복지공단, 어린이집, A사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고용노동부의 '중소기업 공동직장어린이집 공모사업'을 통해 사업비 21억원(국비 15억원, 자부담 6억원)을 들여 지난해 9월 개원했지만, 반년 만에 폐원 조치를 밝혀 논란이 일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어린이집 폐쇄 관련 규정, 입소 원아 전원조치 대책, 국·공립 어린이집 신설 목적의 대체부지 확보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A사 측은 국내외 경제 사정상 연내 어린이집 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매출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98%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은데, 주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관세 분쟁에 돌입하면서 수출길이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어린이집 대신 가스저장소 등 연구설비를 설치해 신기술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A사 측은 폐원 절차를 밟고자 기존 입소 원생을 주변 민간 어린이집으로 모두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또한 대구시나 달성군, 근로복지공단 등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신설할 경우 모든 원생을 신설 어린이집에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달성군은 국·공립 어린이집 신설은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A사에 어린이집 연장 운영을 요청했다. 박재홍 대구시 출산보육과장은 "3월 입소한 원생이 다른 곳으로 옮기면 적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12월까지만 폐원을 늦춰 달라"고 A사에 요구했다.
달성군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A사 어린이집 주변인 달성군 서재리와 세천리의 어린이집 정원 충족률이 81%로 나타나 옮기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A사가 사실상 폐원 강행 의지를 보이면서 어린이집 측과 학부모의 반발이 심화할 전망이다. 간담회 도중 자리를 떠난 어린이집 원장은 폐원 결정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사 대표는 "맞벌이 학부모 입장에서 고충이 크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불편이 없도록 폐원 전에 모든 원생이 다른 어린이집으로 편안하게 옮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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