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2벤처붐 위해 2022년까지 펀드 12조원 조성..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원주 특허청장. 연합뉴스

정부가 제2 벤처 붐 확산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작은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스케일업 펀드'를 12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또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서도 차등의결권 주식 도입,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비과세 혜택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제2 벤처붐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4단계 기업 성장단계를 강화하고 스타트업 친화적인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4+1 전략'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적 포용 국가로 나아가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신규 벤처투자 규모를 2022년까지 연 5조원으로 늘리고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20개 창출을 목표로 세웠다. 스케일업 전용펀드도 3년 내 조성해 모태펀드와 성장지원펀드 등을 통해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크라우드펀딩 모집 한도도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업 범위를 창업 7년 내에서 모든 중소기업으로 넓히기로 했다.

규제도 완화할 예정이다. 벤처특별법을 개정해 벤처기업에 대해서만 '차등의결권' 주식의 발행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영권 희석을 우려하는 벤처기업을 위해서다. 차등의결권은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창업자 등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허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도입에 찬반 의견이 맞서는 제도다.

정부는 5∼10년 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을 발굴하는 '(가칭)미래 유니콘 50(Future Unicorn 50)' 프로그램을 하반기에 도입하고,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창업기업 투자 펀드를 2022년까지 6천억원 신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벤처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혜택은 연간 2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이혜용 한국여성벤처협회 대구경북지회 회장은 "펀드 조성하고 투자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점은 당연히 반길 일이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체들에게 지원이 집중될까 봐 걱정"이라며 "예산을 투입해 지원금액만 늘리는 것보다 초기 창업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더 푸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