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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19)윷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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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잡았습니다." 며느리가 좋아서 손뼉을 친다. "고얀 것! 시어머니를 잡다니 버릇이 없구나." 시어머니가 살짝 눈을 흘긴다. 윷놀이 풍경이다. 설이 되면 윷놀이가 벌어진다. 가정에서 마을에서 흥겨운 한마당 잔치가 벌어진다. 집안이 떠들썩하고, 마을이 온통 흥에 겨워 왁자그르르하다. 얼씨구절씨구 좋구나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는 가운데 웃음꽃이 핀다. 오랜 세월을 두고 이어 내려온 우리네 고유의 윷놀이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맞붙어 윷을 놀면, 남편은 어머니 편을 들고 시동생은 형수 편을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머니 편에 서서 아내를 약 올리는 남편이 밉지 않고, 형수 편에 서서 어머니가 지기를 바라는 시동생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여기에는 고부간의 갈등도 없고, 동서간의 시기도 없으며, 형제간의 반목도 없다.

윷놀이의 유래나 기원에 대해서 명확한 기록은 없다. 그러나 몇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 하나는 부여족 시대에 다섯 가지 가축을 다섯 마을에 나누어 주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에 따라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하였다는 설이다. 다음은 삼국시대에 생겼다는 전설이다. 다시 말하자면 신라시대 궁녀들이 새해 초에 즐기던 놀이라고 하고, 백제의 관직명인 저가(豬加), 우가(牛加), 마가(馬加), 대사(大使)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한다.

윷가락의 호칭은 일반적으로 하나를 도, 둘을 개, 셋을 걸, 넷을 윷, 다섯을 모라 부른다. 이는 가축의 이름을 딴 것으로 보인다. 가축은 고대인들에게 큰 재산이었고, 가축의 많고 적음에 따라 말가(馬氏) 소가(牛氏)라는 성씨까지 생겼다. 또한 이들 가축은 일상생활에서도 가장 가까운 짐승이었다. 그러므로 그 가축의 이름과 함께 몸의 크기와 걸음의 속도를 윷놀이에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윷의 종류에는 일반적으로 장작윷과 밤윷의 두 가지가 있다. 장작윷은 '장윷' 또는 '가락윷'이라고도 한다. 길이 15~20㎝ 직경 3~5㎝ 정도의 둥근 나무 두 개를 각각 반으로 쪼개어 네 개의 윷가락을 만든다. 나무는 박달나무나 밤나무를 쓰는 것이 보통이며, 박달나무 윷은 주로 여자용이어서 비교적 작고 잘 다듬어 채색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밤나무는 남자용으로서 크고 무게가 있다. 밤윷은 '좀윷'이라고도 하며,작은 밤알만 한 크기의 나뭇조각으로 만든 것이다.

윷놀이에 사용되는 윷판은 깊은 의미가 있다. 윷판의 바깥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요, 안이 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니, 즉 하늘이 땅바닥까지 둘러싼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각설하고, 면면히 이어 내려온 윷놀이가 차츰 사라져 가고 있어 아쉬운 마음 금할 수 없다.

김 종 욱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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