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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관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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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TV 프로에서 한 외국인 출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서울을 둘러보고 느낀 첫인상을 그는 '거칠다'고 표현했다. 맥락상 고층빌딩 등 건축물에서 자연미나 세련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가 사는 북유럽 도시의 공간 구성과 미학이 서울과는 차별되고 생소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현대적 아름다움과 개성이 결여된 우리의 건축 감각에 대한 솔직한 평가라는 점에서 한국적 공간 건축에 대한 해석과 표현, 디테일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지방 소도시 중 가장 자주 찾은 곳은 무주군이다. 우선 덕유산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주 곳곳에 들어선 공공건축물이 제시하는 여유로움과 정결한 소읍 풍경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무주 나들이만도 10여 차례가 넘는다.

무주는 6개 읍면에 인구 2만4천 명의 작은 농촌 지역이다. 대구로 치면 동(洞) 인구 규모와 비슷하다. 그런 무주가 공공건축의 실험장이 된 것은 2001년 무렵으로 건축가 정기용이 '작은 사회운동'으로 평가한 '무주 프로젝트'가 배경이다. '진도리 마을회관'을 처음 설계하고 완성하면서 마을과 사람과의 관계 재편 등 새로운 공간 해석에 골몰했다.

정기용은 한 보고서에서 '무주 프로젝트는 고통스러운 노동과 희생 위에서 가능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 고통의 결실은 컸다. 공공건축과 디자인의 힘이다. 단순히 멋이 아니라 사람이 주체가 되는 공간, 그런 철학을 반영한 건축의 중요성에 주목한 것이다. 사람이 중심에 서는 도시공간 재창조를 모토로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한 영주시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최근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시 구획과 층수, 디자인 등의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허가를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간 건축물에까지 도시계획 결정권을 확대한다는 방침인데 도시 경관의 관치(官治) 우려가 불거지며 논란이 거세다. '성냥갑' 오명을 벗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자고나면 불쑥 솟아오르는 대구시내 '닭장' 아파트 단지들을 보면서 문득 대구의 도시공간 전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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