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윤은 '오방색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황 청 백 적 흑으로 이뤄진 오방색을 바탕으로 세상의 원리를 표현하며 자연과 생명의 조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이로 인해 오승윤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우주의 원리를 표현한 풍속화와 풍경하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는다.
대구신세계갤러리는 29일(월)까지 한국인의 정신과 자연을 표현한 오승윤(1939~2006)의 풍수와 꽃을 주제로 한 '오승윤전'을 열고 있다. 작고 이후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초반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한 작업 중 엄선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의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늘, 강, 나무, 꽃 등과 인간, 물고기, 새 등이 한데 어우러져 아주 평화로운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우리 민족 본래의 정서와 본질과 부합하고 있다. 특히 그의 화풍은 화면 속 대상이 간결한 모양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하고 최소화된 형태는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을 추구하려고 했던 작가의 절제된 표현이다.
이번 전시에는 총 출품작 47점 중 판화작이 40여점 출품되는데 원판을 찍어 내어 이미지를 생산하는 판화의 단순 제작 방식은 형태를 최소화하여 자연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작가의 시도와 맞닿아 있다.
작가의 작품 중에서 화면 곳곳에 찍고 그려낸 동그란 점은 조화를 도모하는 우주의 기운이다.
"풍수사상은 우리 민족의 자연관이며 삶의 철학이요, 신학이다. 오방정색은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위대한 색채문화이며 영혼이다. 단청은 자연의 법칙인 음양의 화합이며 하늘이 내린 색채이다. 작가는 마땅히 영적인 세계와 속세를 연결해 주는 무당 같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
작가의 풍수 시리즈에 관한 메모인데 자연의 조화와 질서를 보여주고자 했던 작업관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산간과 마을' '꽃' '풍수'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담고자 했던 작가의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며 '금강산(봄)' '지리산' '새벽' 등 한국의 풍경과 정신세계를 오방색으로 표현한 작품 역시 조화로운 자연의 질서를 잘 드러내고 있다.
개성 출신인 오승윤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고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창설 교수로 활동했으며 1999년엔 아시아 최초로 프랑스 미술지 '위니베르 데자르'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한국과 유럽화단에서 작가성을 인정받았었다. 문의 053)66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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