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영업자희망프로젝트<10> 마술공연 사회적기업 반반협동조합 진병철 대표

"수익금은 마술 장비 구입에 투자"…지역민 가까이에서 멋진 공연 펼칠 것

진병철 반반협동조합 대표는 문화생활이 어려운 지역민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주는 것이 꿈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진병철 반반협동조합 대표는 문화생활이 어려운 지역민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주는 것이 꿈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마술은 가장 창의적인 예술입니다. 문화생활을 접하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습니다".

반반협동조합은 문화 향유 기회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자리 제공을 목표로 2015년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 인증도 받았다.

진병철(39) 반반협동조합 대표는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사다. 동시에 나이트클럽에서 밴드로 일했던 특이한 이력도 있다. 전국 최초로 문화공연 사회적 기업을 설립한 것도 이러한 흔치 않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진 대표는 "일반 기업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배운 것이 사회복지 뿐이기도 했지만,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대구의 경우 장애인이 문화생활을 누리기 쉽지 않다. 단순히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내놓는 것보다 직접 공연을 통해 다가가고 싶었다"고 했다.

호기롭게 창업에 나섰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축제나 학교 행사 등 공연 수요는 많았지만, 그 자리를 마술로 채우려는 곳은 거의 없었다. 가끔 공연 의뢰가 들어왔지만, 초등학교, 태권도장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공연이 대부분이었다.

진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마술을 '애들 장난'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매일 전단 수백장을 돌려도 연락을 하는 곳은 10곳도 안 됐다. 직원들 급여 주기도 어려울 만큼 운영난에 시달렸다"면서 "부업 삼아 초·중·고등학교 직업 체험 활동이나 일반 기업의 마술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운영비에 보탰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매달 200만원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운영 자금을 모두 마술 장비 구입에 썼다. '회사 망하면 어떡할 거냐'는 주변의 걱정에도 1억5천만원 이상 투자했고, 지금은 100㎡가 넘는 사무실 공간 전체를 장비 보관창고로 써야 할 만큼 덩치가 커졌다. 사람이 들어가면 사라지는 상자, 얼굴과 몸통을 분리하는 장비 등 대형 마술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기구들도 갖췄다.

진 대표는 "웬만한 마술 장비 하나하나가 중고차 한 대 값이다. 이 정도 규모의 장비를 갖춘 곳은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간단한 카드 마술만 해서는 수백, 수천 명의 관객 앞에서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 어렵다고 생각해 틈틈이 사 모았다. 지역민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으로 오래 남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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