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수소차 대박을 위한 과제

2030년에 50만 대 생산 체제 구축
정부 “미래차 시장점유율 1위 목표”
수소 저장·연료전지 방열 해결 과제
대학 수소 관련된 학과 신설도 필요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앞으로 수소차와 전기차 중 누가 대세일까? 2018년 말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소차 누적 대수는 1만여 대가 채 되지 않지만, 전기차는 2018년에만 200만 대 이상이 팔렸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차는 949대로 전기차 판매 대수 3만2천647대의 2.9%에 불과하다. 아직은 전기차가 대세다. 전기차도 2018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9천244만 대의 2.16% 수준이다.

올해는 4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전기차의 판매 비율은 매년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수소차 누적 보급 목표를 보면 2030년 180만 대, 2040년 620만 대이다. 2030년에 5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 수소차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에는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도 미래차의 한 축을 차지할 것이다.

수소차가 대세가 되는 데 장벽은 무엇인가? 수소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다. 수소를 별도로 생산해서 운반해 온 후 탱크에 저장해 둬야 한다. 수소차에 수소 생산, 운반, 저장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액화천연가스(LNG)에서 탈수소 공정으로 수소를 제조하거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생가스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부생가스는 일본에서 수소차의 주요한 수소 공급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165만여t의 수소 중 대부분이 자가 소비되고, 수소차에 공급 가능한 수소량은 최대 25만 대 정도로 추정된다.

이상적인 수소 생산 방법은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이다. 전기분해 시스템의 가격 및 수소 생산 단가가 높아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전력 생산을 화석연료 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문제점도 있다.

친환경 수소 생산 방법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9%에 불과한 상태이다.

수소 저장을 위한 고압 탱크는 고강도 플라스틱 용기에 탄소섬유를 감아 만든 초경량 복합소재를 사용하므로 가격이 높다. 압력이 증가하면 수소 저장 용량이 증가하지만 약 700기압부터는 압력이 올라가도 저장 용량은 더 늘지 않는다. 주입 압력이 높아지면 수소분자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해 수소 유입을 막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는 고압저장 대신 저장 탱크의 개수를 늘려 주행 거리를 증가시키고 있다. 넥쏘 수소차에는 3개의 탱크가 장착되는데 가격이 약 900만원으로 수소차 원가의 12%를 차지하며, 수소차 가격의 25~30%를 차지하는 연료전지 스택 다음으로 높다.

수소차의 문제 중 하나는 연료전지의 방열 문제이다. 내연기관차는 연소 후 발생한 열을 배기가스와 함께 외부로 방출하지만,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은 배출구가 없어 수백 겹이 적층돼 있는 연료전지 내부로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흡수하고 라디에이터를 통해 방출시켜야 한다.

동일 출력의 내연기관차보다 4배 정도 큰 라디에이터가 필요한데 구조상 좁은 공간에 탑재하기가 어렵다. 열관리 기술 개발 없이는 수소차의 출력을 높일 수 없으며, 넥쏘의 출력이 준중형차인 아반떼와 비슷한 이유이다.

넥쏘는 1시간 주행으로 26.9㎏의 공기를 정화하여 성인 42.6명이 1시간 동안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공기를 공급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수소차 내에 쌓이게 되므로 고가의 화학 필터가 장착되며 필터도 자주 갈아줘야 한다.

수소 경제의 중심인 수소차 대박을 위해서는 수소 생산, 수소 저장, 높은 가격, 연료전지 방열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학에 전무한 수소 관련 학과 신설도 필요하다.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KAIST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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