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에 방치된 조현병 환자의 살인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5일 정신병원에 격리된 조현병 환자가 다른 환자를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때문에 병원의 느슨한 환자 관리가 화를 부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오후 10시쯤 칠곡군 왜관읍 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조현병 환자 A(36) 씨가 같은 병실의 환자 B(50) 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 차례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칠곡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이 병원 옥상에서 공사 자재로 쓰이는 쇠파이프로 같은 병실에 있는 우울증 환자 B씨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와 B씨는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개방병동에 입원해 있었기에 병원 옥상 출입이 가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옥상에는 쇠파이프가 방치돼 있어 이번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부 및 옥상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쇠파이프를 비롯한 건축 자재가 옥상에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A씨가 "B씨가 수시로 잔소리를 하는 데 불만을 품어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점에 미뤄볼 때 환자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관찰 및 예방조치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조현병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가벼운 잔소리에도 감정적으로 크게 격앙되고 쉽사리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다"며 "조현병 환자에 대해서는 병원 모든 직원들이 환자 본인의 상태뿐 아니라 환자들 사이의 관계 등도 각별히 신경쓰고 살펴야 한다. 사전 조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의 개방병동 입원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이 병원 관계자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권을 중시하는 정부 방침 및 사회 분위기 때문에 병원 측도 폐쇄병동에 조현병 환자를 두기보다는 개방병동으로 입원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정시몬 칠곡시몬병원 이사장은 "개방병동은 퇴원을 앞두고 사회 복귀의 전단계라고 보면 된다. 최근 인권 문제 때문에 폐쇄병동에서 개방병동으로의 이동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특히 조현병은 약물 치료가 주로 이뤄지는데, 개방병동으로 가면 폐쇄병동보다 복약 확인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어 환자 관리에 빈 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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