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진출 지역 업체, 현대기아차 공장 가동중단에 미중무역분쟁 겹치며 '울상'

중국 공장 둔 대구업체 25곳으로 1차협력업체 절반 넘어
지역 업체는 가동률 하락 불가피하다고 호소

미중무역분쟁에 국내 완성차 업체 부진이 겹쳐 중국에 진출한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도 가동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중무역분쟁에 국내 완성차 업체 부진이 겹쳐 중국에 진출한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도 가동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현지 공장을 둔 경북 소재 자동차부품업체 A사는 요즘 고민이 많다. 현대기아차가 일부 중국 공장의 가동중단을 결정하면서 납품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졌고 중국 현지 업체와 신규 계약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A사는 현대기아차와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 10월이 되면 물량이 30%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공장 가동률도 현재 75%대에서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A사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대구경북 기업 대부분은 생산 물량의 80% 이상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중국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우리도 공장 가동률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회사의 명운을 걸고 진출한 중국 시장이지만 계속 수주 물량이 줄면 구조조정에 이어 철수까지 논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에 진출한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수주 물량 감소에 경기 전망 악화로 애를 태우고 있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국내 완성차업체가 일부 공장을 폐쇄한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부과로 수출길까지 막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0월 이후 가동률 감소가 표면화되면 공장 철수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는 모두 25곳이다. 대구의 자동차부품 1차 협력업체가 40여곳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의 영향을 받는 셈이다.

올 들어 현지 시장 전망은 어둡기만하다. 지난달 초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을 이유로 베이징과 옌청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4월 현대차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중국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여파다.

중국에 진출한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대부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국 현지 공장에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공장 가동 중단은 치명적이다.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0일 2천억달러 규모의 5천745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했다. 관세 품목도 크게 늘면서 자동차부품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악화된 중국 시장의 돌파구로 삼으려던 미국과 유럽 수출길도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벽에 부닥친 셈이다.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공장을 철수한 1차 협력업체가 생산량 감소에 투자 비용 손실 등의 타격을 입으면 2, 3차 협력업체로 파장이 퍼질 수 있다"며 "안그래도 어려운 지역 경제에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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