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에서 건물 외벽 마감재인 벽돌 더미가 떨어져 환경미화원 한 명이 사망한지 한 달 만에 또 다시 대구 한 고등학교 급식실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새벽 학생들이 없는 시간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은지 30년이 넘은 학교 건물이 전체 건물의 30%를 넘어서는데다, 3분의 1은 건물 외벽이 벽돌로 마감돼 있어 안전진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20일 오전 4시쯤 대구 달서구 영남고등학교 별관(도서관동)의 벽돌로 된 외벽 수십여장이 10여m 아래로 무너지면서 급식소 통로 지붕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측은 건축업체를 통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건물은 1992년 준공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별관으로, 지하 1층과 1층은 매점 및 학생 급식소로, 2·3층은 도서관 및 독서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은 대구시교육청 주관 안전진단에 따라 내진 보강 대상으로 지정돼 공사를 앞두고 있었다.
대구시교육청 조사 결과 이날 사고 원인은 적벽돌 하부를 지지하는 콘크리트턱이 붕괴하면서 위에 쌓여 있던 벽돌이 함께 탈락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벽에 벽돌을 붙여 쌓을 때 앞으로 이탈하지 않게끔 벽과 벽돌을 고정해 주는 L자 벽돌 고정철물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는 매년 2회 해빙기와 장마기에 대비해 교내 건축물에 대한 자체 안전점검을 실시해 이상 유무를 보고하고서 하자보수를 실시할 의무가 있으나 최근 수년 간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치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의 학교 건물 총 1천952개 동 가운데 지은 지 30년이 넘은 건물은 605개 동에 이른다. 또 외벽을 적벽돌로 설치한 건물이 전체의 3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건축 시기가 30년 이상 오래돼 당시 건축법 상 고정철물 설치 의무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안팎에서 건물 추가 파손이나 학생 안전을 우려하는 문의가 잇따랐지만 학교 측은 한동안 이를 쉬쉬해 불안감을 키웠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학교 건물 일부가 무너져내렸다기에 큰일난 줄 알고 걱정이 컸지만 학교 측은 사고 규모나 원인에 대해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점심시간에 사고가 났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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