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위축된 정치력에 보좌진 어깨도 힘 빠졌나

4년 연속 한국당보좌진협의회장 후보 못내

2017년 2월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자격으로 보리 모임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권형석 보리 모임 회장이
2017년 2월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자격으로 보리 모임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권형석 보리 모임 회장이 '건승'을 기원하며 책을 선물하는 모습. 보리 모임 제공

대구경북(TK) 보수 정치권의 위상 하락에 TK 출신 보좌진의 입지도 위태롭다. 오랫동안 '자유한국당보좌진협의회'(한보협)를 이끌어온 '보리 모임'(TK 출신 보좌진 모임)이 올해도 한보협 회장 후보를 내놓지 못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보리 모임 회장직 승계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후일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당 보좌진의 권익 증진·단합을 위해 만들어진 한보협은 4일 29대 회장을 선출한다. 이종태 보좌관(송희경 의원실)이 단독으로 회장직에 입후보 했다. 이 보좌관은 오랜 세월 한보협 회장을 독식해온 보리 모임 회원이 아닌, 서울 대일외고를 졸업한 서울 출신이다.

보리 모임은 TK 출신 보좌진을 주축으로 공무원,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회비를 내는 정회원만 70여 명이다. 2004년 8월 결성돼 지금은 국회 내 모임 중 최대 규모, 보좌진 최대 세력을 자랑한다. 위세도 막강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2016년 7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정기회에는 당시 당권 주자 5명이 찾아와 지지를 호소했을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19대 한보협 회장부터 6년간 '보리 회장=한보협 회장'이라는 공식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처럼 위세등등했던 보리 모임은 2016년 이래 4년째 후보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쪼그라든 TK 정치권 위상이 보좌진 위상에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리 모임의 한 회원은 "보리 모임이 꼭 한보협 회장을 배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씁쓸하다"며 "통상 40대 초반에 한보협 회장직에 도전하는데 이 나이대 보리 모임 회원 수도 적은 데다 20대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TK가 '죄인' 신세가 된 탓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도 "한보협 회장을 통해 커리어를 쌓아 국회에 입성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TK 보좌진 입장에서 얼마나 안타깝겠느냐"며 "당내 'TK 패권주의' 거부감을 돌파할 유능한 보좌진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보리 모임 회장도 고참 보좌진이 3년째 맡고 있을 정도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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