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7월 포항 내연산 보경사 계곡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여름 피서객들이 계곡을 텐트로 메웠다. 1980년대까지 여름 피서는 계곡이냐, 수영장이냐, 해수욕장이냐의 삼자대결이었다. 수영장의 진화된 형태인 워터파크라는 이름의 대형 물놀이장은 1996년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가 시작이다.
계곡은 여름 캠핑의 원형이라 볼 수 있다. 지금처럼 정돈된 캠핑장이 따로 없던 시절이었다. 오토캠핑은 무리였다. 한 집에 한 대씩 자가용이 갖춰지기 전이었다. 그러나 여름철 피서로 계곡을 포기할 수 없었다.
계곡은 종합 휴양시설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며칠씩 머물렀다. 베이스캠프를 차려놓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오면 삼림욕이었다. 아이들은 계곡에서 배고플 때까지 헤엄을 치다 피라미 따위를 잡아 찬거리로 갖고 왔다.
계곡에서 자리 잡기는 전쟁 전략에 비견될 만큼 중요했다. 고지전을 방불케 할 만큼 조금이라도 더 상류에 자리 잡으려 했다. 상류일수록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혹여 상류에서 빨래라도 했다간 아랫사람들은 고스란히 양잿물에 노출됐다. 소변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내연산은 포항시민들뿐 아니라 대표적인 여름산으로 전국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물이 많아 폭포가 일품인 건 예나 지금이나 같다. 12㎞ 구간에 기암절벽 사이로 뿜어져 나오고 뻗어 나가는 폭포가 12개다. 겸재 정선이 괜히 폭포 그림을 남긴 게 아니다.
지금은 텐트 치고 숙박하기보다 오며가며 계곡에 발을 담그고 땀을 식힌다. 추억에 젖은 건지, 더위 때문인지 작정하고 물놀이에 빠져든 어른들도 가끔 보인다. 한여름 계곡이 돌려주는 동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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