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제조업계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이후 재료 수급보다는 생산설비 수급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금속 등 일본산 생산설비 사용 비중이 높은 업종은 향후 설비 사후관리나 추가 수입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경북 경산의 금속가공업체 A사는 공장 증설을 준비하면서 일본산 초고속 정밀가공기 구입을 검토해왔다. A사 측은 아직 증설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설비 수입 규모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수출 규제 이슈가 불거져 매우 당혹스러운 처지라고 했다.
A사 대표는 "국산 설비는 작업속도와 불량률을 모두 잡지 못해 국내 시장 대부분을 독일과 일본 제품이 차지한다. 지금 쓰는 생산설비도 일본 제품이어서 직원들의 숙련도를 생각하면 일본 제품이라고 해서 무작정 안 쓰기도 어렵다"며 "들리는 얘기처럼 수입 허가 과정이 현재 1주일에서 최대 90일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그만큼 공장 가동 시점도 늦춰지는 셈이다. 백색국가 제외가 적용되는 이달 말까지 수입을 마무리하든지 대체품을 찾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이 원재료 수급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과는 달리 대구 자동차부품업계는 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신 설비의 일본 의존도가 높아 설비 고장 시 사후관리·부품 수급이나 내구연한을 넘기는 설비의 대체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성서산단의 자동차부품업체 B사 관계자는 "금형공장에서 쓰는 설비가 전부 일본산인데 통상적인 내구연한인 20년을 넘긴 것이 많아 고장이 잦다. 일본에서 부품을 사와서 직접 고치고 있는데 이것마저 구하기 어려워진다면 문제"라며 "다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로 국산 부품 비중이 늘었고 수입도 일본보다는 중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당장 물건을 만드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차라리 자금이 문제라면 상의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 수입길이 막혀 있으니 장비를 구해다 줄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빨리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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