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중국의 내정 영역으로 간주하는 홍콩과 대만 문제에 대해 강하게 '관여'의 뜻을 내비치면서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에서부터 외교·안보·국방·기술·인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하면서 무역 협상의 동력이 다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 시위를 무력 진압한다면 양국 간 무역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그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다시 말해 그것이 또 다른 톈안먼 광장이 된다면 대처하기 매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위기 상황과 관련해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 사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에 강력하고 직접적인 경고음을 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금껏 그가 홍콩 위기 상황과 관련해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눈에 띄는 태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은 지난 6월 이후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반중(反中) 시위로 확산한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은 검은 손을 거두라"는 거친 표현을 동원할 정도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금기시되는 톈안먼 무력 진압의 아픈 역사까지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중국이 더욱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미국이 대만에 최신형 F-16 전투기인 F-16V 66대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미중 관계를 흔들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이 '반란군'에게 뒤에서 무기를 대어 주는 것과 같은 심각하고 적대적인 내정 간섭이라고 여긴다. 과거에도 미국이 대만에 대량 무기 수출을 한 경우 미중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곤 했다.
따라서 이런 추가 갈등 요인이 가뜩이나 불안정한 양국의 무역 협상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해 연내 탸결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도부의 집단 여름 휴가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마친 중국은 미국과 장기전을 각오하고 내부 결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새로운 대장정(大長征)'을 언급하면서 내부 결속 도모에 나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8일 "위대한 대장정 정신은 모든 인민이 부단히 갈고 닦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강한 동력"이라며 "중화민족 부흥의 위대한 역사의 길에서 새로운 대장정의 길을 걸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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