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다음 날인 지난 7일부터 임명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역시나'로 끝났다. 결국 '장고'는 임명에 앞서 국민의 뜻을 최대한 헤아리고 고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쇼'였던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만큼은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 국민만 바보가 됐다.
조 장관 임명에 대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검찰을 다 뒤엎을지언정 조 장관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사실상 전쟁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정확한 지적이지만 '전쟁'이 어찌 검찰에만 국한되겠나. 검찰을 넘어 국민에 대한 전쟁 선언이다.
조 장관 임명을 합리화하는 문 대통령의 말은 국민 무시의 절정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과 그 가족의 비리 의혹은 끝도 없다. 그중에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문 대통령의 단정과 달리 본인이 책임져야 할 위법행위가 분명히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딸의 총장 표창 부정 발급을 정상 발급으로 둔갑시키도록 종용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친다'는 협박까지 했다.
아들이 서울대 법대에서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은 의혹도 있다. 허위 발급 의심을 받은 교수는 조 장관과 친분이 두텁다. 조 장관의 연루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인사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이 뭐라든 내 마음대로 한다는 '원칙'이요 '일관성'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또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국민 무시를 넘어 조롱이다. 조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개혁성'이 아니라 전방위적 비리 의혹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임명하면서도 "청문회에서 많이 시달린 사람이 일을 더 잘한다"고 했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조 장관 임명에도 '일전불사'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퇴로는 없다. 끝까지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은 이런 결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철저히 수사해 불법 혐의 연루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 부조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정권의 충견'에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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