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1 학생들이 2학년 때 이수할 선택과목 결정에 대해 학부모님들의 문의가 많다. 학부모 입장에선 답답할 만도 하다. 정보는 부족한데, 이전처럼 학교가 지정한 교육과정이 아니라 학생이 설계하는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해야 한다니 혼란스러울 수 있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현 고2부터 시작된 교육과정이다. 하지만 2학년은 큰 혼란이 없었다. 기존의 계열분리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입시제도가 운영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현 고1 학생들은 수능에서부터 본격적인 변화가 있다. 국어, 수학 영역에 공통과목 75%, 선택과목(국어: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택1, 수학: 미적분, 확통, 기하 중 택1) 25%의 출제범위가 주어진다. 탐구 영역의 경우 사회탐구 1과목, 과학탐구 1과목 응시가 가능하다.
더구나 올해 4월 발표된 '2022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대학에 따라 수능 응시과목을 지정하고 있어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서울대 등 10개교는 자연계열 지원자가 미적분과 기하 중에서 반드시 하나를 택해 응시하도록 지원 자격을 제한한다.
그렇다면 선택과목을 결정할 때 상대적으로 지원 희망학과와 연관은 적지만 좋은 내신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과목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내신에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전공적합성이 높은 과목을 선택하는 게 나을까?
학부모가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할 때는 현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수시모집 진학 결과를 살펴야 한다. 아이가 가려고 하는 대학의 모집단위에서 학생부교과전형과 종합전형 중 어떤 유형의 합격자가 많은가를 가늠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하는 쪽으로 간다면 내신보다는 학업 부담이 더 큰 과목을 이수한 학생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기하와 과학탐구의 Ⅱ과목이 진로선택과목이서 상대평가 등급이 9등급으로 나오지 않더라도 의미 있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대학에서 학교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학생의 성적을 검토할 때 어떤 선택을 했는가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대학에서 전공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고등학교 과목의 학습경험이 학업역량에서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별로 교과서 주문을 앞두고 선택과목 결정을 마무리 짓고 있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고민이 큰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엄밀히 생각해 보면 원칙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우선 아이의 진로와 학업역량을 고려하고, 수능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학업 의욕이 넘치는 학생에게는 위계가 높은 과목을 도전적으로 개방하고, 학업의욕이 떨어진 학생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과목을 선택해 학업에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강점이다. 문제는 어떤 과목이냐가 아니라 그 과목에서 보여줄 학생의 열정이다.
신기훈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전략기획팀장(능인고 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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