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화문 집회로 반문 정서 확인했지만…갈 길 먼 보수통합

광화문의 수많은 인파, 보수지지 동격 볼 수 없고, 보수정치권 셈법도 복잡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원들이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원들이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퇴진'을 촉구하며 태극기로 뒤덮은 3일 범보수진영의 서울 광화문 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분열됐던 보수가 '반(反)문재인'을 외치며 다시 뭉칠 수 있다는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이번 집회를 통해 큰 틀에서 보수의 완전한 통합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평도 나온다.

한 참석자는 "보수의 쇠락을 가져왔던 광화문 광장에서 이번에는 진보의 퇴진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냈고, 그동안 고개숙이고 숨죽여왔던 보수 국민이 이렇게 한데 모일 수 있다는 것은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는 점에서는 안타깝지만 진영적 측면에서는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보수의 큰집 자유한국당도 예상을 뛰어넘은 지지자와 국민들의 집회 참여에 한층 더 대여 공세를 강화하면서, 내친김에 보수통합까지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국민적 호응을 지렛대 삼아 정권 반대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보수대통합까지 완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10·3 국민주권 대투쟁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제 길로 돌려놓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자유민주주의 국민주권 선언의 날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보수의 통합까지는 아직은 갈길이 멀어보인다.

3일 광화문 집회에서 보수진영은 주최기관별로 제각각 집회를 진행했고, 일부 종교단체는 현장에서 헌금을 걷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해 국민적 성원에 '찬물'을 끼얹졌다.

보수의 세를 확인시켜줬으나, 그들이 보수지지층의 이런 염원 만을 생각한채 손을 잡기에는 정치적 상황이 복잡하고, 다가오는 선거의 지분관계도 정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거리로 몰려나온 많은 사람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에 동참한 것이지 이들이 전부 보수를 지지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시민들이 광장으로 뛰쳐 나온 것은 정치 부재 때문임이 크다. 보수의 단결을 염원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중집회에 목을 매는 여야를 향해 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반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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