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환수의 골프 오디세이<12>가을 정취의 골프, 유의할 점 많아

단풍이 만발한 가을철 라운딩에는 자연을 맛보는 즐거움이 크지만, 여러 변수를 유의해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단풍이 만발한 가을철 라운딩에는 자연을 맛보는 즐거움이 크지만, 여러 변수를 유의해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가을 골프는 땡빚을 내더라도 쳐야만 한다는 얘기가 있다. 가을철 골프가 시기적으로 매우 적합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특히 산악형 골프장이 대부분인 국내 골프장의 특성에 비춰볼 때 울긋불긋한 단풍의 정취를 만끽하며 라운딩의 즐거움을 맛보게 돼 일거양득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맘때쯤이면 각 골프장마다 잔디에 대한 관리 방법을 모색하기에 여념이 없다. 웃자란 골프장의 잔디를 보호해 겨울철 골프를 대비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린에는 샌딩 작업을 위해 모래를 덧뿌리고 페어웨이는 거름을 깔아 잔디의 뿌리와 잎새가 튼실하게 온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골퍼 입장에서는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가뜩이나 바람과 웃자란 잔디로 인해 그린의 속도가 제 멋대로인데 모래와 거름이 볼의 임팩트를 방해하기 십상이다. 또 성장을 멈춘 잔디는 디보트 자국이 방치될 경우 더 이상 새싹의 움틈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같은 현상은 다음해 봄까지 이어질 것이다.

골퍼는 이를 충분히 고려한 임팩트를 구사해야 질높은 골프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먼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동료들과 의논해 디보트에 대한 처리 방법을 로컬 룰로서 미리 정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거름에 묻힌 볼의 경우 집어들어 닦을 수 있도록 하고 거름이 놓인 위치 옆켠으로 옮기는 약속도 유용한 방식이다. 최근 들어 태풍과 잦은 비로 인해 일부 페어웨이에서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젖은 볼이나 지면에 묻혀버린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습기를 머금은 벙커는 모래알의 굵기에 따라 다르고 또 이슬에 젖거나 수분의 흡착 정도에 의해 임팩트 강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매우 난이도가 높은 기량이다. 벙커에서는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왼무릎이 상하와 좌우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비결 중 하나다.

늦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하강해 새벽이나 야간에 라운딩에 나설 때 보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무렵은 하루의 기온 차가 가장 심한 시기여서 자칫 라운딩을 하다 감기 몸살에 걸릴 우려가 크다. 새벽과 야간의 이슬은 볼의 그린속도를 줄이는 가장 큰 원인이며 이를 위해 반드시 물기 젖은 연습 그린에서 한, 두 번의 볼 속도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속도 적응과 더불어 전반 라운드에서 황당한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 머문 계절에서 골프의 난이도 만큼 자연의 변화 역시 하루 시간대에서도 크게 바뀌기를 반복해 골퍼들을 혼돈에 빠지게 한다. 다양한 자연의 변화가 따르는만큼 준비도 세심하게 해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