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정자윤의 주된 오브제는 자연이다. 바람과 기억처럼 구체적인 사물의 재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화면 속에서 구상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젊은 시절 무작정 산사가 좋아 한동안 세속과 떨어진 삶도 살아봤던 작가는 자연과 벗하며 느낀 감성을 그림으로 옮기기를 좋아한다. 작가의 그림은 전체가 긴 가로 형태로 화면을 가득 채운 연한 파스텔풍의 바탕에 희미한 사하촌의 불빛을 형상화하거나, 연약한 한 두 가닥의 나뭇가지를 화면에 작게 처리하고 있다.
"나는 내가 그린 그림 자체보다는 그리는 과정을 더 좋아합니다."
정자윤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기 존재성마저 잊을 수 있는 무아지경의 세계, 그 안에서 누리는 자유가 예술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단언한다.
예술이 어찌 개인적 경험과 완전히 동떨어져 이뤄질 수 있을까? 정자윤도 이 점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그녀는 동양사상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알게 됐고 이러한 조화를 삶과 예술의 목표로 삼게 됐던 것이다.
불일치보다 일치가 불협화음보다 조화로운 화음이 눈에도 귀에도 편안하듯이 정자윤의 그림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까닭에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준다.
소나무갤러리에서 20일(수)부터 30일(토)까지 전시한다. 문의 053)423-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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