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자녀를 둔 A 씨(46·대구 수성구)는 최근 이사 계획을 접었다. 애초 고교 내신 성적 경쟁이 덜 치열한 지역으로 집을 옮길 작정이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대입 정시 확대 방침을 밝힌 뒤 마음을 바꿨다. 그는 "내신 성적 걱정을 덜었다. 이젠 수능시험만 잘 치면 된다고 본다. 학력 높은 학교가 있고 학원이 많은 수성구에 머무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 요즘 학원가의 표정은 전보다 밝다. 최근 수능시험을 대비해 수강 문의가 늘어서다. 내년에 학령인구 감소로 재수생도 줄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B학원 관계자는 "재수생이 늘 것 같아 한숨 돌렸다. 재학생을 위한 수능시험 대비 겨울방학 특강 과정, 이른바 '윈터스쿨'도 반응이 좋다"고 했다.
교육부가 대학입시 정시모집 확대 방침을 밝힌 이후 교육 현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학력이 높다는 '명문 학군'에 쏠리는 시선이 늘고, 학원가에도 좀 더 활기가 돌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현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서울 상위권 대학 16곳의 정시모집 비율을 40%로 확대한다는 점. 정시는 수능시험 위주 전형으로도 불린다.
학원가는 대입 제도 변화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곳이다. 애초 구조조정에 대해 고민하던 학원들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수능시험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정시 확대 방침이 나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명문 학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대구에선 수성구가 그런 곳이다. '수성구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 재수생이 양산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홍성철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청구고 진학부장)은 "이대로라면 수성구 일부 고교가 서울 상위권 대학에 지금보다 서너 명 더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재수생이 강세인 정시가 확대되면 재수생도 더 늘 것"이라며 "결국 이 같은 흐름은 수성구 집중,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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