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과 구의회의 소통부재와 감정싸움에 애먼 주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대구 동구의회가 최근 예산 심사에서 주요 축제 예산을 대부분 삭감, 동구청이 내년에 열기로 한 지역 축제 대부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구청과 구의회가 감정싸움을 벌인 후폭풍이 축제 예산 삭감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배기철 동구청장과 구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 동구청은 내년도 예산안이 26억3천337만원 삭감된 6천557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15일 밝혔다. 동구의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열린 예비심사에서 11개 사업비 16억9천615만원을 삭감했고, 이달 6~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서는 10개 사업비 9억3천722만원을 추가 삭감해 전액 예비비에 반영했다.
추가 삭감된 예산 대부분은 문화예술 및 축제 관련 사업에 집중됐다. ▷동구문화재단 사업지원비 2억6천707만원(일부) ▷동구 대표축제 1억9천450만원(전액) ▷팔공산 단풍축제 3천만원(전액) ▷팔공산 벚꽃축제 1천만원(구비 전액) ▷동화천 한마당 축제 500만원(전액) ▷용암산성 옥샘문화재 500만원(전액) ▷봉무공원 곤충페스티벌 및 반딧불 체험장 조성 1억3천만원(일부) 등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팔공산 단풍·벚꽃축제 등이 내년엔 열리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동구청 한 관계자는 "예산을 조정하는 것은 구의원의 당연한 업무지만 문화예술·축제 관련 예산을 집중 삭감한 것은 과도하다. 주민 항의전화가 쏟아져 행사 방식을 바꿔서라도 예산을 받을 방법이 없을지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예산 삭감이 동구청과 동구의회가 구청 조직개편안을 놓고 벌여온 갈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한다. 동구청은 지난 9월 소속 공무원 수를 48명 늘리는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구의회 반대 속에 표류하는 상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양측이 석 달 넘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구의회가 일종의 '군기잡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효철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팔공산 일대에 축제가 지나치게 난립하면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동구 대표축제는 아직 용역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부터 편성하긴 어려웠고, 곤충축제는 남겨둔 예산으로도 지난해 수준 개최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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