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0시쯤 대구 동구 신암동 일명 신암뉴타운. 신암재정비촉진사업 구역인 이곳은 불 켜진 집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드문드문 켜진 황색 가로등 불빛만이 동네를 밝히고 있었다. 간혹 보이는 행인도 고개를 푹 숙이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신암재정비촉진사업은 대구 동구 신암1동 및 신암4동 일원에서 진행 중인 전체 76만6천718㎡ 규모의 주택 정비 사업이다.
7개로 나뉜 사업구역이다보니 이주와 철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폐허를 방불케 하는 철거 공사 현장에 일부 주민들이 방치돼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구역 내에서 거주하는 가구수는 2구역 403가구 등 431가구가 남아있다. 전체 2천691가구 가운데 16%가 보상 문제 등으로 떠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밤이면 더욱 불안하게 바뀌었다.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동네 분위기에 주민들은 집 밖을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2구역에 14년간 살고 있다는 A(61) 씨는 "나갈 일이 있으면 초저녁 전에 다 해결한다"며 "해가 지고 나면 거리가 어둡고 무서워져 나가기 싫다"라고 푸념했다.
인근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B(36) 씨도 "이주가 많아지고 거리도 황량해지니 밤에 오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이 주변이 과거에 범죄가 많던 지역이어서 퇴근할 때가 되면 나도 무섭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불안은 날이 갈수록 커지지만 재개발 구역에는 신규 가로등 하나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곧 철거될 지역에 세금을 들여 가로등을 설치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은 외부 경비용역 업체와 CCTV를 통한 방범활동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외부 경비업체가 주야간 교대로 순찰을 돌고 CCTV를 설치해 관제센터에서 24시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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