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원 월급도 못줘요" 손님 발길 끊긴 헬스장 업주들

코로나에 심각한 경영난 호소…회원은 10분의 1수준
전기·수도료 고정비용만 매달 수천만원…피해 규모 고려 지원책 필요

17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헬스장. 문을 연 지 3시간이 지났지만 찾아오는 회원이 없어 텅 비어있는 모습이다. 배주현 기자
17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헬스장. 문을 연 지 3시간이 지났지만 찾아오는 회원이 없어 텅 비어있는 모습이다. 배주현 기자

17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헬스장. 문을 연 지 3시간이 지났지만 찾아온 회원은 없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만이 텅 빈 헬스장을 가득 채웠다. 직원들은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기다리며 헬스장 안 기구를 소독하고 있었다.

이곳 운영자인 A(35) 씨는 "찾아오는 회원이 평소의 10% 수준으로 줄었다. 간간이 헬스장을 찾는 회원들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있다. 운영 시간을 줄이면서 버티고 있지만 고정비용 탓에 최근 두 달 만에 빚이 4억원이나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헬스장 등 대구의 실내운동시설 업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감염 우려로 회원들이 발길을 끊어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운영비와 임대료,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더미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실내운동시설 업주들에 따르면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을 하고 있지만 매출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운동시설 수입은 대부분 신규회원 유치에서 발생하는데, 현재는 신규회원은커녕 기존 회원들도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할인마케팅으로 신규회원 유치에 나서 보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없다.

북구에서 스피닝센터를 운영하는 B(30) 씨는 "신규회원 유치는 상상도 못 한다. 회원비를 크게 낮춘 할인마케팅을 했지만 문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고정비가 업주들의 목을 죄고 있다. 월세부터 관리비와 운영비 등 고정지출이 달마다 최소 3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이른다. 센터를 찾지 못한 회원들이 환불이나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탓에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C(44) 씨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운영비만 6천만 원에 달한다. 기계들이 많은 탓에 전기료와 수도료 등이 만만치 않다. 직원들도 월급도 계속 밀리고 있어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피해 규모를 고려한 지원금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가 나온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헬스장과 같은 대면 서비스 업종의 매출액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회복도 더디다. 이들 운동시설의 경우 매출 회복률이 특히 저조하다"며 "이용객 밀집도가 높아 피해가 큰 이들 업종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원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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