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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수업 연기 5번째…학생·학부모 혼란만 키워

대책없는 잦은 연기에…"일주일 후 집단감염 위험 사라지나"
"차라리 이번 학기 온라인으로 대체"

매일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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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 감염에 등교 수업이 또 일주일 연기되면서 고3과 학부모들이 지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 일정을 찔끔찔끔 연기한 게 벌써 다섯번째.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차라리 이번 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11일 일선 학교의 등교 수업 재개를 일주일씩 더 늦춘다고 발표했다. 고3의 경우 13일에서 20일로 미뤄졌다. 최근 이태원 클럽을 통한 확진자, 접촉자가 전국에서 속출함에 따라 섣불리 등교 수업을 재개했다가 또 다른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여전하다. '고작 일주일 연기한다고 될 일이냐'는 의견이 대다수다. 등교 수업을 찔끔찔끔 미루는 것이 특히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에게는 혼란만 더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 수성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성모(18) 양은 "등교 수업이 계속 연기되다보니 이제는 '이번에도 당연히 연기되겠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일정을 급하게 바꾸니 너무 혼란스럽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정부 발표에 학부모들도 지친 모습이다. 학교에서의 집단 감염 위험이 여전한 만큼, 차라리 이번 학기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8) 씨는 "일주일 연기 발표는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며 "아이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마음을 다잡는 것도 힘들게 한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 류모 씨도 "수능 일자를 확정한 상태인만큼 교육부가 멀리 내다보고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학사일정을 한 주가 멀다하고 바꾸면 결국 학생들만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등교 수업 재개 시점을 또 연기할 수 있음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 일주일 연기를 한다고 했지만, 이태원발 감염과 관련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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