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부화한 쇠제비갈매기 새끼,
모래 뭉치처럼 보호색을 하고서 모래밭을 이리저리 내달립니다.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매눈을 한 이웃 어미에게 그만 딱 걸렸습니다.

연신 쪼아대는 송곳부리에
숨을 곳도 없어 발라당 드러누웠습니다.
쌍심지를 켜고 내쫓는 어미 덕에 간신히 화를 면했습니다.
안동호 인공 모래섬이 쇠제비갈매기 육아로 부산합니다.
올해는 90여 마리가 새끼 70여 마리를 부화했습니다.
지난해 보다 더 많이 왔고, 새끼도 더 부화했습니다.

이 인공섬은 원래 있던 모래섬이 수위가 올라 물속에 잠기자
안동시가 고심 끝에 만든 것입니다.
호주에서 1만km를 날아 2013년부터 8년째 찾는
귀하고도 안타까운 손님, 쇠제비갈매기를 위해섭니다.
많게는 7천마리까지 찾던
최대 번식지 낙동강 하구 '도요등' 모래섬이
4대강사업 후 모래 유입이 줄어 수시로 침수돼자
모두 흩어져 난민처럼 떠돌던 새들입니다.
인공 모래섬은 실제 섬의 절반 크기인 가로 50m에 세로 20m.
낙동강 700리를 헤매다 온 손님에게 내 놓긴 낯부끄럽지만
도요등 처럼 둥지가 갑자기 잠길 일은 없습니다.
모래처럼 위장해 납작 엎드린 새끼가 사람에 밟혀 죽을 일도,
포항 해안가에서 처럼 사진 욕심에 새끼 다리가 묶이는 수난도 없습니다.

개체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 쇠제비갈매기에
가장 필요한 건 생존 공간, 강과 하천의 '모래톱'입니다.
'안동의 실험'에 환경부의 화답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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