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가 23일 강원도 한 사찰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꽉 막힌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여야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머무는 사찰을 찾아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원 구성 문제로 주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하고 잠행에 들어간 지 8일 만에 대화를 시작했다.
이번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특단의 방법 강구해서라도 이달 중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처리를 촉구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이 언급한 '특단의 방법'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내놓으면 원 구성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지만, '실력 행사'를 선택할 경우 회동은 여당의 명분쌓기 이상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앞서 주 원내대표가 던진 초강수인 '전 상임위원장 포기' 카드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통합당을 협상장으로 불러들이려는 엄포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당내 일부 강경파는 '못 할 것도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극약 처방'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인 김두관 의원은 "못 할 것도 없다. 전 상임위원장 차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비쳤고, 정청래 의원은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라도 단독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고, 나중에 통합당이 원하면 돌려주는 한시적 원 구성도 하나의 안으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고육책을 결행하기 보다 주 원내대표를 국회로 불러내는데 집중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여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선택은 국회 공전(空轉)이 기존 기록을 경신하고 국민으로부터 "더는 못 참겠다"는 비판이 터져 나올 때 시도해 볼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여당 상임위원장 독식을 검토한 바 없다"며 "11(여당) 대 7(야당)로 위원회를 맡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통합당의 합리적인 선택과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다만 민주당이 이날 원 구성 협상 시한을 이번 주말로 못 박고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개의를 대비해 25∼26일 국회 근처 비상대기(1시간 내 국회 도착)를 요청하는 등 '압박 전술'은 이날에도 이어져 통합당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실력행사를 통해 여당이 전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이같은 강온 양면전략에 주 원내대표와 통합당이 어떻게 응전할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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