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도 진로와 독서를 연계한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학교가 있다. 김천 성의여자고등학교가 그곳이다.
성의여고는 '전공 독서 강독'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전국의 유명 대학교수와 독서 전문가를 초빙해 인문학, 수학, 생리학, 공학, 기초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문을 두드린다. 그 덕분에 관심사가 다양한 학생들 역시 이 프로그램을 반긴다.
올해 1학기는 2, 3학년을 대상으로 영역별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전문가들과 4회(8시간)에 걸쳐 토론과 토의를 진행한다. 책 내용을 충실히 소화하고 그 내용과 교과를 연계해 심화학습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시도다.

상경 분야에선 '축적의 길(이정동 지음)'을 읽으며 조병철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자연과학 분야에선 '수학의 쓸모(닉 폴슨 지음)', 공학 분야에서는 '에이트(이지성 지음)'가 선정 도서다. 인문학 분야의 교재는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 "우리나라는 시공 능력이 우수한 반면 개념설계에선 약한 면을 보인다. 우리 기업들은 개념설계 부분에서 기술 축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독서 강독을 지켜 본 신동호 교사는 "경제 관련 배경지식과 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들어 강의를 진행해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스스로 선택한 강좌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깊이 있는 지식에 대해서도 이해하려는 열의를 보였다. 3학년 이세은 학생은 "교수님이 책 내용과 어울리는 주제들을 곁들여 설명해주셔서 더 유익했다"고 했다. 2학년 박슬비 학생은 "책이 은근히 재미있어 독서가 즐겁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김광석 교장은 "독서에 기반해 교과를 운영하고 교과 간 성취기준을 고려해 학생들이 소양과 진로 능력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서 하고 싶은 걸 공부하는 행복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이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지역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알려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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