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산단을 연구·분석한 전문가들은 외국과 달리 한국의 노후 산단은 소규모화, 영세화가 특징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전매 등 투기적 요소들이 산단 영세화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이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2008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 성서 산단에 입주하는 업체와 종업원 수를 분석한 전경구 대구대학교 도시·조경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2008년 각각 2천428개, 3만3천50명이었던 성서 1~4차 단지 업체 수와 종업원 수는 2016년은 2천587개, 5만5천735명을 기록했다. 입주 기업의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기간에 퇴장한 기업 515개와 진입한 기업 713개를 조사한 결과, 퇴장기업의 평균 고용 자수는 22.9명, 부지 규모는 3천372㎡, 건물면적은 2천306㎡였던 반면 진입기업의 고용 자수는 15.0명, 부지 규모는 152.7㎡, 건물면적 485.4㎡였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이 퇴장한 자리를 규모가 작은 기업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진입 기업들은 대체로 임대 공장이 많았다. 이 기간 동안 1차~4차 단지 모두 자가공장의 비율은 73.9%에서 65.6%로 감소했고 임대공장은 26.1%에서 34. 4%로 높아졌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에는 투기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입지 조건이 좋은 곳에 가격이 싼 공업단지가 분양될 경우 초기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공장들이 들어선다. 그러나 일정한 의무보유기간이 만료하면 일부 입주기업들이 이를 되팔거나 임대함으로써 필지의 소규모화, 영세기업의 입주, 임대공장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입주업체와 종업원 수가 주는 외국의 산단과 달리 한국의 산단은 영세기업 증가, 공장 밀도의 증가, 공원 등 기반시설의 부족이라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다시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산단 전체의 생산성 저하 등 쇠퇴를 불러온다. 투기적 요소들을 최대한 막고, 민·관이 힘을 모아 벤처 기업 등 소규모 신생기업이 커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내편은 묻지마 사면, 니편은 묻지마 구속(?)'…정권 바뀐 씁쓸한 현실
[단독] 다큐3일 10년 전 '안동역 약속' 지키려 모였는데… 갑작스러운 폭발물 신고에 긴장
유승준 "사면? 원치 않아…한국서 돈 벌고 싶은 생각도 없다"
김여정 "확성기 철거한 적 없어…대북조치, 허망한 '개꿈'"
김문수, 당사서 '무기한 농성' 돌입…"무도한 압수수색 규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