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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집중된 황화수소 안전사고…"재발 우려"

2014~2018년 황화수소 질식사례 27건 중 6~8월 14건
고온과 수분이 유독가스 배출 촉진…“집중 관리감독 해야”

여름철 황화수소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대구시 달서구 한 재활용업체에서 발생한 맨홀 질식사고 당시 119 구조대가 구조작업을 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여름철 황화수소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대구시 달서구 한 재활용업체에서 발생한 맨홀 질식사고 당시 119 구조대가 구조작업을 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무더위에다 장마까지 시작되면서 밀폐공간 안전사고에 대한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구 달서구에서 발생한 질식사고의 원인이 된 황화수소의 경우 고온과 수분에 민감해 이에 대한 여름철 집중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달서구 질식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현재 사망한 근로자의 사인을 황화수소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화수소 질식은 밀폐공간 안전사고 중에서도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95건의 밀폐공간 안전사고 중 황화수소에 질식한 사례가 2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황화수소 중독 사례는 6~8월에 14건이 집중돼 같은 기간 전체 밀폐공간 안전사고(24건)의 절반을 넘겼다.

여름철 황화수소 안전사고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보호장비 미착용과 함께 고온과 수분이 꼽히고 있다. 폐기물이 머금은 물기에 높은 기온이 더해지면서 유독가스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기존 작업 환경이 안전사고에 취약한 구조라며, 이번 달서구 사고를 계기로 여름철 작업만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매출을 이유로 파지 무게를 늘리기 위해 물을 뿌리던 관행이 화를 키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달서구 자원재활용업체 A사 관계자는 "맨홀 내부 폐기물 청소는 보통 반년에 한 번 정도 하는데, 악취가 심한 여름철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주 하는 작업이 아닌데다 맨홀 안에도 들어갈 일이 잦지 않아 안일하게 생각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여름철 맨홀 청소를 피하고 폐기물이 고온과 수분에 노출되지 않게 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전문가들도 지자체와 관련 기관 차원의 관리감독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여름은 기온이 높은데다 비도 자주 와 밀폐된 공간에서의 미생물 분해가 활발한 시기"라며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보호장비 비치를 돕는 한편 업체도 경각심을 갖고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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