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받게 되는 외국인 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발급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한국인 학생들에게 큰 파장이 미치고 있다. 한국인 학생 등은 갑작스런 조치에 충격을 받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날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규정 개정에 관한 성명에서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면 외국인 학생들이 미국에 머무르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CE는 완전히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학교에 다니는 비이민자 F-1 및 M-1 비자 학생들은 온라인 강좌만을 수강할 수는 없고 미국에 남아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미국을 떠나거나, 합법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출석 교육을 하는 학교로 전학하는 것과 같은 다른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ICE는 설명했다. ICE에 따르면 F-1 학생들은 학업 과정을, M-1 학생들은 직업 과정을 밟는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외국에서 온 학생들은 적어도 수업의 일부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국가별 외국 유학생은 중국이 가장 많고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유학생이 전체적으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대선을 앞두고 반이민 정책 가속화와 경제 정상화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대학들의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보인다.지지층을 결집해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대선 전략의 하나로 보이지만 자국민 보호를 내세워 외국 유학생들을 추방하는 정책이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대학들의 '문'을 열도록 압박하는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정책 발표에 당사자인 유학생들과 미 대학들은 패닉에 빠져 허둥지둥대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두려움을 드러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 대학들은 가을 학사과정을 상당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었다.
미 대학에 유학 온 한국 학생들도 온라인 카페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걱정을 토로했다. 'K**' 아이디의 한 유학생은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이런 충격적인 발표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이라는 닉네임의 한 회원은 "코로나19로 미국에서 불안한 유학 생활을 해왔는데 비자마저 취소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유학생 생활이 서럽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가을 학기 수업을 앞두고 미국 입국을 준비 중인 한 유학생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일방적 갑질"이라고 분통을 터트렸고, 미국에 체류 중인 다른 유학생은 "짐도 여기 그대로 있는데 다 싸서 돌아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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