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부 시절 남편과 함께 수천억원대 어음사기 행각을 벌인 '큰손' 장영자 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장영자 씨는 최근 이순자 여사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장씨는 이 여사가 2017년 펴낸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작은아버지의 처제 장영자가 내 이름을 내세워 남편 이철희 씨와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취지로 서술함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순자 여사는 자서전에서 "1982년 한 친척으로부터 참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내 측근이라고 사칭하는 한 여자가 큰 규모의 사업을 벌이고 있고, 세간 풍문에 따르면 내가 그녀를 통해 온갖 사치품들을 구해다 쓰고 사적인 심부름도 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장씨 사건 이야기를 전했다.
이 여사는 또 "남편(전두환)이 검찰 계통을 통해 보고를 받았다며 말을 꺼냈는데, 장영자 부부가 기업들을 유인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최고위층, 특히 청와대의 특별한 비호를 받는 듯 적극적으로 위장해왔다는 것이다"라고 자서전에 썼다.
이 여사는 "결국 그 사건으로 작은아버님은 구속됐다. 권력 주변의 부나방들이 작은아버님을 감옥이라는 나락으로 내몰고야 말았다. 나도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한 여자의 대담한 사기행각의 피해자였다"고 회고했다.
이에 덧붙여 "사건 종결 이후 온갖 비난의 여론이 나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라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간 대형 경제비리 사건의 주범인 장영자가 내 이름을 팔며 행세한 탓인지도 몰랐다"고 기록했다.
한편 장 씨는 이순자 여사에 대한 고소장에서 '(범행 과정에서) 이씨를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이순자 여사의 자서전에 적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소사건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장씨는 남편 이철희(2014년 사망) 씨와 1982년 2천억원대 어음사기 사건을 벌여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장씨 부부는 물론 은행장 2명과 장씨의 형부이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삼촌 이규광 씨 등 30여 명이 구속되었다. 장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형기를 5년 남겨 둔 1992년 가석방됐다.
그 후에도 장씨는 출소 1년 10개월 만인 1994년 140억원 규모 차용사기 사건으로 4년형을 선고받아 다시 구속되었고, 1998년 광복절 특사로 다시 풀려난 이후 2000년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또 다시 구속기소됐다 2015년 석방되기를 반복했다.
장씨는 또다시 6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여 2018년 4번째로 구속됐고,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올해 4월 대법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되어 현재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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