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 통합신공항, 먼저 군위군에 사과와 경의를 표하라

지난 20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에 대승적 결단을 호소하기 위해 군위군청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단독후보지(군위 우보)를 주장하는 주민이 절을 하자 맞절을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국방부가 공동후보지(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 적합 여부 판단 시한으로 정한 31일까지 군위군이 공동후보지에 유치 신청을 하도록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군위군청을 찾았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에 대승적 결단을 호소하기 위해 군위군청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단독후보지(군위 우보)를 주장하는 주민이 절을 하자 맞절을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국방부가 공동후보지(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 적합 여부 판단 시한으로 정한 31일까지 군위군이 공동후보지에 유치 신청을 하도록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군위군청을 찾았다. 연합뉴스
조두진 편집국 부국장
조두진 편집국 부국장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놓고 군위군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 7월 3일 국방부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군위군이 신청한 단독후보지(군위 우보)에 대해 '부적합' 결정을 내리고, 이달 31일까지 의성군과 군위군이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해 유치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시한 내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 부적합' 결정이 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대구시의회, 경상북도의회 등도 한목소리로 군위군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결단 요구'에 앞서 대구경북은 지금까지 군위 군민과 김영만 군수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 온 공항 이전 노력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국방부는 자신들의 '엉성한 일 처리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4년 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정책이 발표된 뒤 모두들 관망하고 있을 때 김 군수는 가장 먼저 손을 번쩍 들었다. 이것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진척에 커다란 동력이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군위군의 담대한 도전이 없었다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여기까지 이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김 군수는 사람이 늘어나는 군위, 살기 좋은 군위를 건설하기 위해 통합신공항 유치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다시피 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주민 반대가 극심했다. 모두 기피하는 시설을 왜 받느냐고 했다. 허수아비 화형식이 열렸고, 김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까지 시도됐다.

그렇게 반대가 심했지만 김 군수는 군위를 살리고 키우겠다는 소신과 뚝심으로 군민들을 설득했다. 군민들과 함께 타 지역 부대 시설, 공항 주변 농축산 시설 등을 숱하게 방문했고 공항 이전에 대한 주민 참여 용역도 실시했다. 그렇게 조금씩 군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군위군이 우보 단독후보지를 고집하자 사람들은 '군위가 합의를 어겼다' '억지를 쓴다' 심지어 '(김 군수가) 우보에 땅을 갖고 있어서 우보를 고집한다'는 애먼 소리까지 한다.

군위군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우보를 희망했다. 군위군이 우보 단독후보지를 희망했던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었다. 군위군 소보-의성군 비안 공동후보지보다는 군위군 우보 단독후보지가 입지 면에서 낫고, 공항 주 이용객인 대구 시민들한테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군위군이 합의를 어겼다'는 비난 역시 틀린 말이다.

애초 국방부는 주민투표에 따른다는 합의 기준보다 유치 신청이 먼저라고, 유치 신청권은 지자체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와 군위군은 그 말을 믿고, 이전사업 절차 진행에 협력했을 뿐이다.

이번 후보지 선정이 무산되면 다음 기회는 우리라며 기다리는 지자체가 두세 곳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점은 4년 전 아무도 관심을 표시하지 않았을 때 선뜻 '손을 든' 김 군수의 혜안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군위군은 '국방부 선정위의 우보 부적합' 결정에 대한 취소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승소할 가능성은 잘해야 반반이다. 재판에서 이기더라도 그것이 곧 우보 선정은 아니다. '국방부가 다시 선정위를 열어 우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더 험한 산과 부딪혀야 한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김영만 군수께 군위를 넘어 대구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한 자기희생과 결단을 부탁드린다.

아울러 대구경북민은 군위군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 사고를 낸 쪽은 군위군이 아니라 국방부다. 대구경북민은 다만 군위군이 '대승적 결단'을 내릴 때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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