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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원웅, 애국·호국지사 모욕해 얻으려는 게 뭔가

김원웅 광복회장이 1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1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국·호국지사에 대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막말이 계속되고 있다. 거의 망발 수준이다. 근거도 없어 발언 의도가 의심스럽다. 김 회장은 17일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해 "6·25가 난 그날 백 장군이 1사단에 안 나타났는데 그것만으로도 사형감"이라고 했다. 명백한 왜곡이다. 백 장군은 당시 고급 간부 훈련을 받고 있었는데 전쟁 발발 직후 사단 사령부에 도착했지만 이미 담당 지역인 개성은 함락 상태였다는 것이 군의 기록이다.

김 회장은 백 장군의 다부동 전투 승전 공적도 지우려 한다. "(북한군의) 핵심적 전력은 미군이 전부 다 포(砲)로 쏴 죽이고, (백 장군은) 그냥 진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백 장군의 공적은 당시 한국군을 지원한 미군 쪽에서 더 높이 평가한다. 백 장군 서거(逝去) 후 전현직 주한 미군 최고 지휘관들은 하나같이 백 장군을 '영웅'으로 기리며 추모했다.

김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백 장군이) 전범 국가 일본에 빌붙어 수많은 독립군과 조선 민중을 살해했고 한국 전쟁을 전후해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고도 했다. 이미 확인됐듯이 그런 증거나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김 회장은 또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에 빌붙어 미국 이익을 챙겼다"고 하고,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애국가는 "불가리아 민요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모두 허튼소리다. 이 대통령은 6·25전쟁 수행 방향을 놓고 미국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대표적인 것이 반공포로 석방이다. 이에 미국은 이승만 제거 계획(에버레디 작전)까지 검토했다. 이게 미국에 빌붙어 미국의 이익을 챙긴 것인가?

애국가 표절 주장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 선생이 애국가를 작곡하기 전에 유럽에 가지도 않았고 다른 경로로 불가리아 민요를 접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한다. 이래도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고 당권 주자들은 "그런 정도는 말할 수 있다"며 역성을 든다. 이 정권이 '막말'을 방조하고 있는 셈이다. 선열들은 물론 후대(後代)에게 올바른 역사 지식을 빼앗는 큰 죄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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