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치파오 무용과 한국 한복 무용 기획하고파"

위란 중국치파오협회 대구경북총회 회장
SNS로 이주여성과 소통…남구에 다문화사랑방 운영
"향수 달래려 무용시작, 이젠 아름다움 알리죠"

20일 대구 남구 중국치파오협회 대구경북총회에서 만난 위란 회장이 치파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20일 대구 남구 중국치파오협회 대구경북총회에서 만난 위란 회장이 치파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중국문화와 전통을 사랑하는 다문화 사랑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일 대구 남구 중국치파오협회 대구경북총회 사무실에서 만난 위란 회장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치파오 무용을 시작했고 그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각종 공연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출신인 위란 씨가 한국에 살게 된 것은 2006년 베이징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중 알게 된 수많은 한국인 덕분이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4개월간 한국어 수업을 들었다. 이후 2008년쯤 한국에 들어와 계명대 한국어학당 수업을 들으며 한국어 공부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곳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 후 정착하게 됐다. 그는 "축복 속에 결혼했지만, 중국 사람이라는 편견 때문에 어려운 일이 많았었다"며 "여전히 중국이라고 하면 막연히 못사는 나라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주여성이 겪었겠지만, 특히 대화가 되지 않아 건강검진이나 미용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정착하게 된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역의 이주여성들과 소통했다. 위란 씨는 "베트남이나 다른 나라 이주여성의 경우 나이가 비교적 어린 편이다"며 "중국 이주여성의 경우 나이대가 높아 문화 활동이나 모임이 어려웠지만, 누구보다 마음을 터놓고 말할 고향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온라인이나 집에서 모여 이야기를 하는 정도로 활동을 하던 중 중국의 광장 춤이 유행을 했고 이를 본 중국 이주여성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다"며 "우리도 중국전통문화를 활용한 활동을 해보자고 마음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 큰 소득이 없는 주부이다 보니 장소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위란 씨는 "장소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사실 남편이 자비를 들여 장소를 빌려줬다"며 "고향 사람들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 준 남편이 참 고맙다. 회원이 어느 정도 모인 뒤 월세는 회비를 걷어 해결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비로 해결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2일 주부산중국총영사관에서 열린
지난해 9월 22일 주부산중국총영사관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 기념행사' 공연 후 찍은 단체 사진. 중국치파오협회 대구경북총회 제공.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운영 중인 중국치파오협회 대구경북총회는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를 입은 여인들이 추는 무용부터 어린이 북 공연, 성악, 성인퓨전 밸리댄스 등으로 각종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세계 무용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고 대구시가 주최하는 2019슈퍼스타 다문화 경진대회에도 출전했다. 또 주부산중국총영사관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 기념행사 축하 공연과 2019 세계인의 날 행사, 대구라이온스클럽 창립기념행사 공연, 대구치맥축제 등에서 화려한 실력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진행한 장애인 독거노인 무료급식 참여하는 등 봉사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위란 씨는 "모든 활동이나 교육은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으며 활동을 하고자 하는 중국 이주여성이라면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문성을 갖춘 단체로 거듭나 큰 무대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위란 씨는 "중국의 치파오 무용과 한복을 입은 한국 무용을 접목한 무대를 기획하고 싶다"며 "전문성을 길러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써 중국본토에서도 아름다움을 뽑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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