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지킴이' 강지원 변호사가 사회 곳곳에 갈등이 심화되는 요즘 '정의'의 개념에 '사랑'을 더할 것을 제안했다. 스스로의 마음과 지난 상처에 대한 성찰로 타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다는 조언도 더했다.
강 변호사는 2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를 찾아 '정의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 변호사는 강연에서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스스로를 정의라고 얘기하며 다툼이 이어지는데 과연 정의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상대가 내 오른뺨을 때렸을 때, 내가 왼뺨을 내민다면 정의인가?',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나쁜짓을 하고 다녔을 때 회초리를 들어 심하게 처벌하는 게 정의인가?' '선의의 거짓말은 정의인가?' '고통 받는 사람의 안락사를 돕는 게 정의인가?' 같은 질문을 연이어 제시했다.
강 변호사는 이 같은 문제에서 '정의'에만 집중한다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고통 받는 사람의 안락사를 돕는 것은 옳고 그름에 집중한다면 잘못일 수 있지만, 고통받는 이에 대한 사랑을 대입시켜 판단한다면, 보다 온전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모든 문제는 정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넓고 포괄적인 사랑을 조화시켜 판단해야 한다. 잘못된 사랑, 잘못된 정의라는 개념도 있을 수 있다. 거기에 사랑과 정의 중 하나가 결핍됐을 때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 스스로의 마음에 집중해 상처를 찾아낸다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보듬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도 더했다.
그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누구나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저만 해도 겉으로 보기에는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등 이렇다 할 상처없이 살아왔을 것 같지만 사법고시 수석으로 합격하고 합격증 수여할 때 부모님께 알리지도 않고 혼자 갔다. 어릴 적 꾸중을 많이 한 엄마가 미웠는데 내가 엄청 못된 짓을 했구나 하고 얼마나 반성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검찰청에서 비행청소년을 만나면서 심리학, 정신분석학 공부를 많이 했다. 그때 내 안에도 이런 문제가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그때부터 생각이 변하기 시작하더라"며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상처 때문일 수 있다. 내가 좀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감정이 격해질 때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봐야 한다. 그러다보면 스스로의 상처가 보이고, 또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사법시험 18회에 수석 합격해 24년간 검사로 일했다. 19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을 맡은 걸 계기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 왔다. 현재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방송과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만든 김영란 전 대법관의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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