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대구 중구 삼덕동 본원)을 방문한 긴급 외상 환자가 뒤늦게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되면서 병원이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 감염이 무작위로 확산되고, 무증상 감염자도 폭증하는 가운데 방역의 최후 보루가 돼야 할 상급종합병원까지 방역 위기에 처했다.
경북대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쯤 안면부 외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A씨가 병실에 입원 뒤 실시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심지어 치아와 안면부 외상이 심한 탓에 마스크조차 착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고 격리되기까지 31시간 동안 CT실, 이비인후과 외래, 치과처치실, 외상관찰실, 심전도 검사실 등 병원 곳곳을 다닌 탓에 다른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검사장비까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 16일 오후 2시 코로나19 검채를 채취한 뒤 17일 오전 1시 결과를 받는데도 11시간이 걸렸다.
경북대병원 측은 "A씨가 응급실 방문 당시 안면부에 외상이 심각해 응급 처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인후통이나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도 없어 선제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17일 오전 1시 확진 통보를 받고는 곧장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격리한 뒤 병원 내 CCTV를 확보해 접촉자를 확인해 진단 검사를 실시했으며, 아직까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국적인 코로나19 대확산 상황에 언제든 이 같은 응급환자 진료 과정에서 확진자가 나와 병원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병상과 의료진이 태부족한 상황에서 자칫 병원의 감염은 의료체계 전체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병원들이 쉬쉬했지만 이 같은 병원 오염 사례는 간혹 있어 왔다"면서 "지금은 2, 3월 신천지발 사태와 달리 무증상 산발적 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접촉하는 누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확도는 떨어지더라도 응급 환자에 대한 신속항원검사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대다수 병원·보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비인두도말PCR법(민감도 98%이상)의 경우 최소 4시간에서 평균 24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PCR검사의 경우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탓에 병원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 30분 정도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항원검사법(민감도 90%)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염 예방 기본 수칙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지역의 한 감염내과 교수는 "어디서나 누구나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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