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리두기 지친 청년들 '일탈' 조짐…PC방·숙박시설 감염 '속속'

두 달 넘게 이어진 거리두기 2단계…지난해 말부터는 '9시 이후 식당 영업금지'
자취방·숙박시설·친구집 등에서 모여 놀다 감염…PC방·독서실 등 활동범위 다양

지난달 25일 오후 대구의 한 피시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달 25일 오후 대구의 한 피시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거리두기 장기화에 지친 청년들이 '일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개인 자취방, 숙박시설 등 방역당국의 행정 조치가 미치는 범위 밖에서 여러 명이 모여 놀면서 감염되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한 뒤 현재까지 강화된 거리두기 지침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는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오후 9시 이후 식당 홀 영업이 금지됐다. 지난달 4일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거리두기 장기화에 염증을 느끼는 청년들이 방역 사각지대를 찾아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21일 대학교 앞 자취방에서 어울려 놀던 대학생 5명이 27~28일 이틀에 걸쳐 모두 감염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의 'n차 감염' 사례로 가족 2명까지 추가 감염됐다. 이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며 어울리던 사이로, 감염 동선에 PC방이 2곳이나 포함됐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취업 준비, 운동, 대외 활동 등으로 활동 반경이 넓은 탓에 전파 위험도가 높다. 최근 1박 2일 동안 충북 오송읍에 있는 친구 집을 방문한 3명 중 한 명이 3일 확진된 뒤 이튿날 확진자의 가족 3명과 가족의 친구 1명까지 감염되기도 했다.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학원생 1명은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학과 사무실, 독서실, PC방,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이 확인됐다. 이 확진자는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탓에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시설을 이용한 탓에 추가 접촉자를 발생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는 기숙사 내 접촉자(12명), 식당 종사자(11명), 독서실 이용자(9명), 개인 트레이너, 가족 및 학과 건물 출입기록이 있는 40여 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추가 감염자는 없다.

방역당국은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20대 청년 층의 감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이 많아 어디서 감염됐는지 파악이 어렵고,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과 접촉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활동 반경이 넓고 다양한 젊은 층 특성상 장기간 거리두기에 한계점이 온 것 같다"며 "경각심을 위해 방역 고삐를 죄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검사 결과를 봐 가면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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