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대선 경선 연기론이 솔솔 피어오르자 유력 주자들 간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처져있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내심 반기면서 출마 선언 일정에 여유를 가질 태세인 반면, 선두주자격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측은 이 지사 견제용이라며 불만의 기류가 엿보인다.
연기론은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지난 2월 제기된 데 이어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다. 홍영표 후보 등 친문계에선 연기론에 힘을 실은 데 반해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후보는 원칙론을 강조했지만,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재점화 하는 모양새다.

이에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는 6월로 출마 선언을 늦추는 검토에 들어가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재보선을 지휘한 만큼 참패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경선 연기론은 제한된 운신의 폭에서 벗어날 모멘텀이다. 대권을 겨냥해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발을 뺏다는 비판을 받는 정 전 총리로서도 시간을 갖고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 불리할 리 없다.

이 지사는 경계심 속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대선 120일 전에 선출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180일 전에 먼저 후보를 확정하게 되면 야권의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기론자의 명분도 곱지 않게 바라본다. 임종석 청와대 전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 등 친문주자에게 시간을 벌어주자는 꼼수라는 게 속내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대선 후보가 앞장 서 정책·민생으로 승부걸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텐데 연기하자는 의도는 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달 중 경선 룰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후보들의 유불리가 얽혀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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