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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명' 협공 당하는 이재명 "동네북 신세, 기쁘게 즐길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일명 '반명'(반 이재명) 진영과 싸우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고군분투하는 소회를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어제인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TV 토론회에서 대권 경쟁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로부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의혹 논란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고는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맞받아친 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실은 이를 포함해 최근 토론회 등 공개석상에서 다른 후보들의 이런저런 공세가 이재명 지사에게 지속적으로 향했는데, 이런 상황에 대한 입장을 따로 정리해 밝히면서, 지지자들에게 계속 지지해줄 것을 호소한 맥락이 엿보인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후 7시 48분쯤 '동네북 인생, 더 채우고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서 이재명 지사는 "어릴 적 살아남기 위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공장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노동 현장은 그야말로 폭력 그 자체였습니다. 먹는 게 변변찮으니 또래들보다 체구도 작았고, 그렇다고 지는 것도 싫어 바락바락 덤비니 이리저리 많이도 맞았다. 그야말로 '동네북'이었다"고 유년기를 떠올렸다.

또 "죽기 살기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통과하고 대학 들어갔더니 공장 밖 세상도 만만치 않았다. 그때까지 상상조차 못 했던 국가의 폭력을 목격했다. 단벌 교련복 하나로 버티며 세상에 눈감으려 했지만, 눈을 감아도 피할 수 없었다. 독재 정권의 판사를 포기하고 변호사로 좌충우돌하는 하루하루 또한 그야말로 '동네북'과 같은 신세였다"고 청년기 및 변호사 시절도 회고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선출직 이력인 성남시장 시절 및 지금 경기도지사 시기도 얘기했다. 그는 "시민의 최소한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립의료원을 만들겠다는 노력은 시의회의 폭력적 거부로 묵살돼 버리고, 현장에서 단체 대표로 의회 점거의 책임을 지게 됐다. 건설 비리 폭로의 과정에서 검사 사칭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고, 지금도 틈만 나면 정치적 공격의 빌미로 이용되고 있다. 성남시장으로서의 하루하루 또한 공격받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없었다. 제법 커버린 '동네북'이었다"며 "허위와 왜곡이 법의 옷을 입고 무차별적으로 두들기던 경기도지사 시절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는 여권 1위 주자로서 최근 당 내 대선 레이스에서 협공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가리키는듯 지지자들에게 "그 신세가 어디 가지 않았다. 지금도 여기저기 참 많이 두들겨 맞는 것 같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때때로 여전히 아프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더 채우고, 더 노력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동네북' 인생이 그리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위험한 일이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세상에 도움을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동네북'을 두드려 왔다. 같이 나누고 싶은 기쁜 일이 생겨도 '동네북' 두들기며 함께 춤추고 흥을 나눈다. 딱히 이유도 모르겠는데 그저 사는 게 답답할 때 막힌 속 풀려고 정신없이 '동네북'을 두드리기도 한다"며 동네북이라는 단어에 긍정적 의미도 부여했다.

이재명 지사는 "'동네북' 역할, 기쁘게 감당하려고 한다. 저뿐만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의 숙명과도 같은 역할일 것이다. 그래서 피하지 못할 테니 기쁘게 즐기겠다. "동네북 이재명' 많이 두드려주시라. 대신 매번 너무 아프게만 두드리지는 마시고 때로 좀 따뜻하게 보듬어도 주시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틀거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196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이재명 지사는 검정고시로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고, 이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사법연수원 18기)해 변호사가 됐다.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이재명 지사는 정계에 입문해 성남시장 및 성남시 분당갑 지역구 국회의원에 한차례씩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이어 성남시장을 2차례 역임한 데 이어, 현재 경기도지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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