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No 네거티브' 선언 당일…李 "리더가 술", 의원들은 녹취록 공세

민주 "尹 후보, 김건희 씨 의혹 공격 논평 중단"…李 "이런(리더 이상한) 나라들은 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문화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부정적인, 흑색선전)를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흑색선전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권혁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부단장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의혹을 공격하는 논평을 중단한다고 브리핑했다. 앞서 이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권 부단장은 "예를 들어, 무속, 김 씨 녹취록 문제 등과 관련한 논평은 내지 않는다"면서 "국민의힘이 (이 후보와 민주당에) 사실 아닌 것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면 그에 대한 입장은 내야 한다"며 해명과 반박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선대위는 최근까지 윤 후보 부부의 '무속인 친분' 의혹, 김 씨의 '7시간 녹취록' 등을 언급하며 공세를 펴왔다. 이날은 관련 논평을 내지 않은채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는데 주력했다.

복기왕 선대위 대변인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두산그룹 특혜 의혹'을 가리켜 특검 도입을 주장한 데 대해 "성남시민들에게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 팩트"라고 당사 브리핑을 통해 해명했다.

또한 "이 후보를 향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네거티브 재료로 사용했다가 그대로 폐기처분 된 건이다. 김 원내대표는 반기업 정치인이냐"라고 일갈했다.

박광온 공보단장도 서면 브리핑에서 "아픈 가족사를 비난의 소재로 삼는 가학적 정치를 멈추고 네거티브를 하지 않는 정치,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국민의힘에 호소하며, 공세를 '갈음'했다.

박 단장은 이날 민주당 개별 의원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작은 트집이라도 잡아 후보의 다짐을 퇴색시키려는 국민의힘에게 빌미를 주어서는 안되겠다. 이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이 후보와 일부 여당 의원들이 김건희 씨 관련 의혹 공세를 이어가자 야권으로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고양시 화정역 즉석연설에서 윤 후보를 겨냥한 듯 "역사를 보면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 자기 측근이나 챙기고, 게을러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더니 환관, 내시들이 장난 치고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나 하고, 이런 나라는 어떻게 됐나. 나라가 망했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김 씨의 '7시간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며 비판했다. 강득구 의원은 국회에서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