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故 박태준 회장 마지막 연설 "포항시민 인내·협조 기억하라"

10년 전 생애 마지막 눈물의 연설 동영상 7만뷰 기록…새롭게 주목
"회사 종잦돈은 조상들 피의 대가…포철 공생 공영 공동체"
시민 "포스코-지역사회 밀접함 보여주는 울림이 큰 연설"

지난 2011년 촬영된 포항제철 창업자 고 박태준 회장의 퇴직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연설에서 박 회장이 연설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훔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 2011년 촬영된 포항제철 창업자 고 박태준 회장의 퇴직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연설에서 박 회장이 연설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훔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과 관련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항제철의 창업자 고 박태준 회장의 포항제철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회고하는 생전 마지막 눈물의 연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유튜브 동영상은 2011년 9월 19일 오후 7시, 포항시 효자동 '포스코 한마당 체육관'에서 포항제철 초창기부터 현장에 근무했던 퇴직사원 370여 명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유튜브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채널에 7년 전 추모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고 박 회장은 "가장 먼저 기억할 것은 회사의 종자돈이 조상들의 피의 대가였다는 사실이다. 대일 청구권 자금, 그 식민지 배상금이 일부로써 우리 포항 1기 건설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외친 제철보국과 우향우는 한층 더 우리의 가슴을 적시고 영혼을 울렸다"고 말문을 연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제철소가 있어야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그분의 일념과 기획과 의지에 의해 우리 포항제철이 탄생했고, 그분은 저를 완전히 믿고 맡겼을 뿐만 아니라, 온갖 정치적 외풍을 막아주는 울타리 역할도 해줬다. 이 사실은 우리는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회고한다.

특히 박 회장이 생전에 항상 강조했다는 포항의 희생에 대해서도 각별하게 언급한다.
고 박 회장은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력도 기억해야 한다. 포항제철을 위해 수많은 주민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고 인내와 협조를 보내줬다. 지역사회와 포항제철은 공생, 공영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박 회장은 "우리 모두가 간직해야 할 이름들이 있다. 여러분의 현장에는 위험이 상존했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조업과 건설 중에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은 우리의 마음과 포스코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있어야 한다"며 연설을 맺는다.

해당 영상은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의 다른 동영상의 조회수가 1천회 이하인데 반해 7만회로 꾸준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본 시민들은 "포스코가 가진 역사적 무게와 포항 지역과의 밀접함을 잘 보여 주는 짧지만 울림이 큰 연설이다"고 했다.

또한 해당 동영상은 최근 포항시가 시청 내에서 만든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소의 탈포항과 관련된 홍보영상에도 일부 발췌 포함돼 있다.

한편, 1만5천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포항시 여성단체협의회는 23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포스코가 지주사를 서울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은 알맹이는 서울에 두고 포항에는 껍데기만 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23일 포항시 여성단체협의회가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대호 기자
23일 포항시 여성단체협의회가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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