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대선 참패를 기록하면서 국내 대표적 진보정당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9일 저녁 출구조사 결과(2.5% 예상)가 발표되자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 회의실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진보정당이 전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데다 내부적으로 세대 교체에 실패한 후폭풍도 예상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최종 개표결과 2.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최종 6.17%의 성적표를 받은 데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다.
그는 10일 오전 1시 기자회견을 통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득표가 솔직히 아쉽지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 만큼 겸허히 받들겠다"며 "정의당은 비호감 선거로 격화된 진영 대결 가운데에서도 소신 투표해 주신 지지자 여러분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고 다시 뛰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특히 당내에선 20대 여성 중 상당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20대 여성은 지난 대선에서 심 후보의 지지층 중 하나였다.
심 후보가 '다시 뛰겠다'는 의중을 밝혔지만 대선 참패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당장 책임론을 두고 내홍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렇게 초라한 성적표라면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정말 걱정"이라며 "당장 지방선거에 당이 어떤 모습으로 나설지를 두고 내부 격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의 새로운 간판을 찾기 위한 세대교체 요구, 진보세력 규합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언제적 심상정이냐'는 유권자들의 반응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보정당을 새롭게 이끌 차세대 지도자 발굴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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