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한 것을 두고 "감사위원을 임명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인수위에 제시한 후보 중 한 명에 대해 인수위 측 확답까지 받은 뒤 지명한 것"이라며 "자꾸 거짓말하면 모두 공개하겠다"고 대응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3일 오후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감사위원회가 7명으로 구성되는데, 3명은 확실히 문 대통령이 임명한, 성향이 분명한 사람이다. (이번 한은 총재 후보 지명으로) 4대 3을 만들어놓고 나가면 어떤 감사가 진행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알박기'라며 "뭐가 두려워서 이렇게 갈등을 부추기면서까지 (인사를) 강행하려 하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당선인은 경제 관련 많은 인사풀을 갖고 어떤 분을 어떤 자리에 기용할지 구상이 안 끝난 상황이다. 인사 협의를 위해서는 절차가 있다"면서 "그쪽(문 대통령 측)은 협의했다고 하고 저희는 안 했다고 하니, 저희가 정식으로 다른 분 추천하면 교체해주실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는 "조건을 걸 생각이 없다. 신뢰와 존중을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성사 여부에 대해선 "자꾸 말을 배배 꼬아 거짓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게 진정으로 만나자고 하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요 정무직 인사는 저희 정권과 함께 일할 사람이기 때문에 저희가 하는 게 맞는다는 일관된 주장"이라고 요약했다.
앞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청와대 설명과 달리 인사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창용씨 어때요' 하니까 (제가) '좋은 분이죠'라고 한 게 끝이다. 비토고 아니고 얘기하기 전에 협의를 거쳐서 추천 절차를 밟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이철희 수석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에 "(한국은행 총재 관련) 발표 10분 전쯤 전화가 와서 발표하겠다기에 (제가) '아니 무슨 소리냐'며 웃었다"며 "일방적으로 발표하려고 해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저희는 뭐 '추천하거나 동의하지 못하는 인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와대가) 언론에 대고 조건 없이 만나자고 해놓고 돌아서서 '그거는 안 되는 일이야'라는 게 저희로서는 안타깝다"며 "자칫하면 만나서 서로 얼굴 붉히고 헤어지면 더 안 좋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이) 자꾸 거짓말하면 다 공개하겠다"며 역공했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당선인 측과) 진실공방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인수위에서) 원하는 대로 인사를 하면 선물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이것을 계기로 (양측 관계가)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를 포함해 두 명의 이름을 당선인 측에 제시하며 누구를 원하는지 물었고 확답까지 받아 지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선인 쪽에서도 이창용 국장에게 '할 의사가 있느냐는 확인을 했다'고 들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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