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 초석 논란에 스님들 "잠시 앉아 쉬시면,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

서림 스님 페이스북
서림 스님 페이스북
영담 스님 페이스북
영담 스님 페이스북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최근 개방된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찾아 법흥사터 초석에 앉았다가 "불교 문화유산을 소홀히 다뤘다"며 불교계의 반발이 이어진 가운데, 같은 불교계 인사들의 반박도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서림 스님은 해당 논란이 발생한 당일인 지난 7일 오전 10시 55분쯤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는 "딱 봐도 새롭게 건물을 짓기 위해 기계로 만들어 가져다 놓은 주춧돌인데, 저게 무슨 문화재라고 호들갑을 떠나"라며 "건물 재료에 사람이 앉아서 쉬는게 어째서 비판 받을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춧돌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거기에 나무 기둥도 올리지 마라"고 꼬집었다. 만일 법흥사를 새로 복원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앉았던 주춧돌 위에 나무 기둥 등의 다른 건축 재료를 올려야 하는데, 이처럼 이같은 작업이 이뤄지기 전에 사람이 잠시 앉았다 간 게 무슨 문제냐는 지적인 것.

▶이어 영담 스님도 다음날(8일) 오후 7시 33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계종 승려로서 말씀드린다. 산행을 하시다가 빈 절 터 아무렇게나 놓인 주춧돌을 만나시거든 잠시 앉아 쉬셔도 괜찮다. 쉬시면서 먼 산 구름도 보시고 빈 절 터 무상한 이치도 깨달으시고"라며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이를 시비하는 조계종단의 유치함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라"며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그리고 두 손바닥을 붙인 불교 예법인 '합장'을 의미하는듯한 이모티콘 3개를 덧붙였다.

이는 이날 해당 논란에 대해 조계종이 대변인 법원 스님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천박한 문화재 인식을 드러낸 문화재청장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꼬집은 뉘앙스이다.

이날 조계종은 입장문에서 "법흥사 사찰터는 1960년대 정부가 북악산을 폐쇄하면서 스님과 신도들의 불사 노력이 무산된 아픔이 있는 곳이다. 대통령 부부가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 터 초석에 앉은 것은 불자들에게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전날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해당 초석을 두고 "버려져 있던 그냥 그런 돌"이라고 표현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앞서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놨던 문화재청의 수장인 김현모 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영담 스님은 경북 청도 소재 국내 유일 한지전용미술관인 '영담한지미술관'의 관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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